[미디어펜=이다빈 기자]최근 일본에서 잦은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대지진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여행을 계획했던 소비자와 여행사 모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엔저 장기화와 고물가 상황에서 큰 폭 성장했던 일본 여행객 증가세가 이번 지진 긴장감과 함께 엔화 가치 반등 등으로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기상청의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 발표 이후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는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70∼80%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9일 밤에는 일본 도쿄 서쪽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10일 낮에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관측됐다. 현지에서도 추가로 일어날 수 있는 지진 피해를 예비하는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일본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걱정이 다수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여행객은 "공휴일을 끼고 일본 여행을 계획했지만 거대 지진 주의 발표까지 나면서 한참 고민했다. 결국 수수료를 내고 취소 후 급하게 동남아 여행을 예약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인 관광객 1180만4231명이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 해외여행 시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일본 여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고물가,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항공권이 비교적 저렴하고 거리가 가까운 여행지를 원하는 수요와 장기화 되고 있는 엔저 현상이 일본 여행 성장을 부추겼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여행을 간 우리 국민은 222만 명으로 이중 일본을 찾은 이들이 70만 명(31.5%)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2분기 까지 일본 해외 여행 송출객 수는 급성장하고 있어 하반기 일본 여행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하나투어의 올해 2분기 해외 패키지 송출객수는 47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증가했다. 이중 일본 송출객은 전체의 29.6%로 동남아 지역(3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모두투어 역시 2분기 일본 지역의 해외 패키지 송출객의 비중은 18%로 동남아(46%)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거대 지진 주의 발표 이후 여행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하는 움직임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존 도쿄, 오사카 등 관광지로 꼽히던 대도시 외에 시즈오카, 시코쿠 등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이색 일본 여행이 최근 인기를 끌며 지진 피해지역과 가까운 여행지에서 취소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 엔화 가치 반등과 코로나19의 재유행 등도 일본 여행 수요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당초 엔저로 해외여행 특수를 누려오던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달 1∼5일 100엔당 850원대에서 이달 5∼6일 950원대로 올랐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