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다시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다시 대출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실탄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은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 규제도 준수해야 하는 만큼 대출영업을 확대하려면 수신잔액부터 채워야 한다.
저축은행들이 다시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기조에 따라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를 내왔다.법정최고금리는 20%로 묶여있어 대출금리는 더 이상 올릴 수 없지만 수신금리는 시중은행, 상호금융 등과의 경쟁으로 계속해서 올리면서 예대마진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 연체율 상승 등에 따라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기 위해 대출영업을 축소하고 수신금리도 낮추면서 수신잔액도 줄어든 상황으로 금리 인하 전 선제적으로 수신잔액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내림세를 보이는데 반해 저축은행권 예금금리는 지난달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상품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3.65%로 지난달 초 3.66%에서 0.1%포인트 내려오는 데 그쳤다. 지난달 17일 이후 한 달 가까이 3.65%를 유지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금융플랫폼 사이다뱅크에서 취급하는 파킹통장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0.3%포인트 올린 3.2%로 설정했다. SBI저축은행이 이 통장의 금리를 올린 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OK파킹플렉스통장’을 새롭게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5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3.5% 금리를 적용하며 500만~3억원 이하 예치금에는 3.0%를 제공한다. 1억원 이상의 금액을 넣더라도 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파킹통장은 예적금과 달리 예치기간, 입출금횟수 제한이 없고 수시 인출이 가능한데다 단 하루만 맡겨도 약정금리를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짧은 시간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유용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최대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나날이적금(100일)’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100일 동안 매일 내면 최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회 불입금액은 최소 1000원에서 최대 3만원 정액식으로 매일 적립하는 일일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는 연 2%에 매일 입금할 때마다 1일 1회 0.1%포인트 금리가 우대된다. 100일 동안 총 1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지급돼 최대 연 12% 금리를 적용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인해 신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했지만,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며 수신고를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공모주 기업공개(IPO) 청약 증거금 등 영향으로 요구불예금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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