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현대미술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 4명인 이형구, 마뉴엘 솔라노, 이정, 허수연의 특별한 감성이 빛을 발하는, 그러나 시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하퍼스 바자와 바자 아트가 주관하는 올해 두 번째 전시 '바자전 : UNDER/STAND'가 오는 23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있는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이해하다’는 의미의 ‘understand’를 해자(解字)한, ‘아래’를 의미하는 ‘under’와 ‘서다’의 ‘stand’를 통해 '무언가의 밑에서 바라보다' 혹은 '깊이 있게 바라보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바자전 : UNDER/STAND'는 아티스트와 그들의 작업을 통한 관객의 감정과 정신 교감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각자의 시각에 관한 고찰을 의미한다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하퍼스 바자와 바자 아트가 주관하는 현대미술 전시회인 '바자전 : UNDER/STAND'가 오는 23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있는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진행된다./사진=하퍼스 바자 코리아 제공
특히 이번 전시는 이형구, 마뉴엘 솔라노, 이정, 허수연의 대표작을 비롯해 ‘understand’를 주제로한 네 작가의 신작이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이형구는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주목받은 이후 꾸준히 ‘몸’을 주제로 한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일 이형구의 신작은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가 또 다른 거대한 존재가 되어 지구를 바라보는 절대자가 된 것과 같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의 ‘바라보기’를 통해 나와 너, 그리고 세상에 대한 다차원적인 ‘이해하기’를 가능하게 한다.
멕시코 출신인 마뉴엘 솔라노는 남성으로 태어나 현재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이자 시각장애를 가진 시각 예술가. 에이즈 합병증으로 인해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한 번 본 이미지는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활용하여 장애를 갖기 전 기억 속의 장면과 순간들을 손의 감각으로 캔버스에 담아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정은 네온 설치와 사진을 통해 언어가 갖는 사전적 의미와 그 이면에 실재하는 의미의 차이에 대해 주목하며 텍스트와 단어 사이에 자리한 간극과 진심을 탐구하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 영화 대사, 노래 가사 등 우리에게 익숙하고 상투적인 문구들, 특히 사랑에 대한 언어적 표현과 이면의 감정에 대해 표현한 ‘Aporia’ 시리즈는 작가의 작업관과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 이번 전시의 주제를 관통한다.
마지막으로 회화, 설치, 비디오 작업 등을 넘나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작가 허수연은 개인이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생기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신작 역시 불편한 상황이나 진실을 회피하여 익명의 대중이 되는 수많은 현대인의 모습과 범람하는 미디어를 통해 가짜가 진실로 전복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나아가 결국 우리 모두는 개인의 방식으로 상황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며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료 전시로 진행되는 '바자전 : UNDER/STAND'는 네이버 예약과 현장 방문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관람객을 위해 이형구, 허수연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해 오디오 도슨트 등의 프로그램도 제공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