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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건 없는' 영수회담 제안에도 '불발' 예상되는 이유

2024-08-19 17:0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18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 회복이지만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2차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불발 가능성이 높게 예상된다.

앞서 지난 4월 29일 윤대통령과 이 대표 간에 열린 첫 영수회담은 별도의 합의문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다음 만남을 기약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합의된 안건이 '제로'였고, 다음 회담을 언제 열지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통의 첫 단추를 꿰었던 자리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며 윤대통령에게 단독회담, 2번째 영수회담을 촉구했다.

다만 현재 대통령실은 '거부'로 기우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국회 정상화 및 여야 간 협의가 먼저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19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입장이 있겠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재차 요청하고 나섰다.

민생경제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는 점에는 대통령실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24.4.29 /사진=대통령실 제공


문제는 여야가 극렬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 국회 상황이다.

야당 주도의 단독처리→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국회 본회의 재의결→법안 폐기→야당 주도 재발의라는 '악순환 정국'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이상, 대통령실은 톱다운 방식의 영수회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지 불투명하다고 보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윤대통령은 임기 절반을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취임한지 2년 3개월 만에 거부권을 21차례 행사하면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과의 대립각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조건 없는' 영수회담 제안에도 불발이 예상되는 이유는 꽉 막혀 있는 국회 상황 외에도 윤대통령을 겨냥한 민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그치지 않아서다.

채상병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 등 윤대통령을 정면으로 노리는 특검법안을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 중이고, 이를 통해 대통령 탄핵까지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통령실은 격앙된 분위기로 전해졌다.

노란봉투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방송 4법 등 쟁점법안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차도 크다. 이로 인해 윤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더라도 지난 4월 영수회담에 이어 실익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톱다운 형식으로 양측 최고결정권자 간 '만남'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민주당은 그동안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수 없어 한계점이 뚜렷했던 국회 청문회보다,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는 국정조사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여야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국정조사에 돌입하겠다는 복안이라, 이 또한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첨예하게 부딪힐 사안으로 꼽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윤대통령과도 잘 만나서 우리사회의 위기를 잘 극복해 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달라"고 당부했지만, 이 대표가 향후 영수회담 의제 선정에 있어서 대통령실과 어떻게 잘 좁혀나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검법 추진과 국정조사를 병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이 대표의 '투 트랙 전략'에 대해 대통령실은 전부 거부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영수회담 관련해서 정해진 사항이 없다'가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어떻게 이견을 좁혀갈지 주목된다. 만약 영수회담은 성사될 경우,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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