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서 20일 진행된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여야가 고성을 주고 받는 등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해당 의혹은 지난해 1월 말레이시아인 조직원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할 당시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보안검색대 통과를 도왔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사진 왼쪽) 등 증인들이 8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4.8.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윤희근 전 경찰청장 등 증인 7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후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불출석 증인들을 상대로 이날 오후 2시까지 출석을 요구하며 "만약 오후에도 불출석하는 경우 국회법 절차에 따라 불출석의 죄로 고발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반복되는 현 정부 흠집내기용 청문회와 마구잡이식 증인 채택으로 국회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오늘(20일) 청문회 통해서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 위원장 이하 이 청문회를 주도한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마약 범죄를 보호해 준 것처럼 지금 가짜 뉴스가 생산되고 있다"며 "마약 수사건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지는 만큼 (야당이) 더 이상 침소봉대해서 국민을 선동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하기 싫으면 나가라" "정 의원이 청문회를 모독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정 의원 또한 맞대응하며 여야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오전 청문회 직전에도 위성곤 민주당 의원이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의 증인 신문 태도를 문제 삼으며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인격을 규정하고 그 사람(증인)을 폄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이 "민주당이 하는 행태를 생각해보라"며 반박했고 또 다시 회의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양측 간 신경전이 가라앉지 않자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적당히 넘어가려고 한다"며 "앞으로는 그런 발언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직접 지적하겠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의혹 핵심 당사자인 백해룡 경정(의혹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과 김찬수 대통령실 행정관(의혹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은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김 행정관 발언의 진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 행정관은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채현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실과 전혀 무관하다"며 "당시 백해룡 과장의 결정은 수사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았고 본청(경찰청)에도 보고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백 경정은 그 때 상황이 어땠는지 설명해달라는 채 의원의 질의에 "본인(김 행정관)이 마약 압수 현장에서 진두지휘까지 했던 이 사건을 갑자기 이렇게 브리핑도 고 수사를 방해하게 된 계기가 용산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며 "(김 행정관은) 조직원들을 배신하고 내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