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로 특수은행에서 순이익이 급증한 바 있는데, 그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일반은행 중에서는 시중은행이 다소 지지부진한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순이익 성장을 맛봤다.
국내 은행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로 특수은행에서 순이익이 급증한 바 있는데, 그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일반은행 중에서는 시중은행이 다소 지지부진한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순이익 성장을 맛봤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권의 순이익은 12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4조 1000억원 대비 약 11.0%(1조 5000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iM뱅크 포함)이 6조 9000억원에서 6조 7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각각 1000억원 1700억원 증가한 7000억원 3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 성장세를 이끈 특수은행은 올 상반기 4조 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6조 4000억원 대비 약 1조 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산업은행의 관리단 체제에서 벗어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를 맞이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부문별로 살펴보면 영업수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00억원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에서 4000억원 감소한 까닭이다.
우선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29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9조 4000억원 대비 약 1.4%(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이 약 4.1% 증가한 덕분인데, 순이자마진(NIM)은 오히려 약 0.06%p 하락했다. 이에 이자이익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실제 최근 3개년 상반기 이자이익 증가세는 2022년 18.8%, 지난해 12.2%, 올 상반기 1.4%를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 8000억원 대비 약 11.4%(4000억원) 감소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관련이익에서 각각 2000억원 증가한 반면, 외환·파생관련이익은 6000억원 감소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올 상반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12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조 6000억원 대비 약 2.3%(3000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2조 6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3조 1000억원 대비 약 15.9%(5000억원)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 환입에도 불구, 대손충당금 산정방식 개선 등에 따라 국내은행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올 상반기 영업외손익은 한화오션의 기저효과 외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의 영향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동기 1조원 이익에서 1조 400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화오션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으로 영업외손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ELS 관련 충당부채를 적립하면서 영업외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올 상반기 은행권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를 기록해 전년 동기 0.79% 대비 약 0.12%포인트(p) 하락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9.03%로 전년 동기 10.85% 대비 약 1.82%p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관련 충당부채 1조 4000억원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고,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 시에도 은행이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