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현재의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 늘며 가계대출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를 쉽사리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은 22일 오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작년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되면서 기준금리는 13회 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이 금리를 묶은 가장 큰 배경에는 ‘역대 최대’로 불어난 가계빚이 자리한다. 2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은 1896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8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집값이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4월 5조원 △5월 6조원 △6월 5조9000억원 △7월 5조5000억원으로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로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882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월별 증가폭도 △4월 4조5000억원 △5월 5조7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등 4개월 연속 늘었다.
정부가 다음 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뒤늦게나마 대출 규제 문턱을 높일 예정이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주택 거래가 활발한 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12일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가 늘어난 것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넉 달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정세 악화와 기상여건, 환율 추이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전월(2.4%)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