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여름 폭우에 이어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기며 적자 구간에 진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여름철 폭염·장마·태풍, 겨울철 한파·폭설 등 계절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손해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4개사 단순 평균) 82.2%로, 전년 동월(78.4%) 대비 3.8%포인트(p) 급등했다.
사별로 보면 KB손해보험(84.4%), 현대해상(82.4%)과 삼성화재(81.6%), DB손해보험(80.5%)의 손해율이 모두 80%를 넘었다.
이에 따라 4개사의 1~7월 누계 손해율도 작년 77.5%에서 올해 79.9%로 2.4%p 올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사고 등의 발생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손보사들은 통상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말아야 한다.
올해 장마 기간에는 당초 예상대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려 차량 침수 피해가 컸다.
지난달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낙하물과 침수 등에 따른 차량 피해로 물적 손해가 23일 기준 3549건 접수됐으며, 추정손해액은 320억원에 달한다.
8월에는 휴가철과 징검다리 연휴가 겹친데다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서 차량 이동량 증가로 손해율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최근 3년간 유지됐던 자동차보험 흑자 기조가 올해 들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한 2021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흑자 기조를 지속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코로나 특수로 이동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려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흑자를 내왔으나 그간 누적된 적자 규모가 큰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계절적 요인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적자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