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한복판. 스톡홀름 왕궁이 건네다 보이는 멜라렌 호수 옆 쿵스트레드고덴(Kungsträdgården)은 '왕의 정원'이라 불리는 곳으로 스톡홀름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다.
봄에는 북유럽에서 가장 화려하고 멋진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여름에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축제들로 들썩이며, 가을에는 판타스틱한 북유럽의 단풍으로 가득하다가, 겨울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과 오래된 정취와 현대의 흥겨움이 공존하는 멋진 아이스링크가 열리는 곳이다.
그렇게 스톡홀름 시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곳에서,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에 북유럽 최대 규모의 '한국문화축제'가 수만 명의 스톡홀름 시민들의 열광 속에 개최됐다.
24일 스웨덴 스톡홀름 중심 쿵스트레드고덴에서 제8회 한국문화축제가 펼쳐졌다./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24일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한 ‘한국문화축제’에는 스톡홀름 시민들과 인근 유럽에서 온 여행객 약 5만 명이 모여,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쿵스트레드고덴 중앙 무대에서는 K-pop부터 태권도, 가야금, 한국 무용까지 한국의 다양한 공연 예술이 선보였다. 스웨덴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K-pop 커버댄스 팀부터,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 프림로즈가 무대에 올라, 북유럽에서도 ‘핫한’ K-pop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스웨덴 내 K-pop 팬들의 요청을 반영해 다 함께 K-pop 댄스를 추는 ‘랜덤플레이 댄스’ 코너가 신설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직접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한국 문화 체험 부스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글을 직접 써서 공예품을 만드는 코너부터 전통 민화를 그려보는 코너, 태권도 체험 부스와 한복을 입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인생네컷’을 찍는 부스까지, 자신의 차례가 오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표정에서는 웃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매년 한국문화축제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음식 코너./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이번 축제에서도 스톡홀름 MZ들의 열광을 받으면 진행된 K팝 랜덤 플레이 댄스./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작년에 이어 한복을 두 번째로 입어본다는 스톡홀름 시민 티아는 “일 년에 한번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밝히며 “날씨가 좋아 한복의 예쁜 색감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축제에서는 크고 작은 한국 기관, 단체와의 협업이 특히 돋보였다.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를 비롯해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현지 여행사가 야심차게 한국 관광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현지 중소기업도 다양한 이벤트로 참가해 북유럽에서도 인정받는 K-뷰티의 인력을 증명했다.
스웨덴에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다양한 한국 레스토랑과 카페도 참가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축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마리아는 “올해 행사에는 잡채, 떡볶이, 붕어빵, 삼각 김밥 등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하게 한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하며 “저는 집에서 고추장을 직접 만들 정도로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데, 스웨덴에 다양한 한국 음식점이 많이 생겨 행복하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 체험 코너에서 전통 민화를 체험하고 있는 축제 참가자들.한국문화 체험 코너에서 전통 민화를 체험하고 있는 축제 참가자
한편, 이번 축제를 기획한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의 이경재 원장은 “매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문화축제를 방문해 주신다”며, “하반기에도 한국 영화를 비롯해, 문학 행사, 국악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으니, 여러분들의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매년 쿵스트레드고덴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중남미와 유럽의 다른 나라 등 다양한 국가가 각자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는 '한국문화축제'는 스톡홀름 시민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고, 또한 한국 문화를 매개체로 스웨덴 한인 동포 사회를 결속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