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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특검법 출구 못 찾는 與, '공수처 때리기'로 돌파?

2024-08-25 11:30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권으로부터 채상병특검법 발의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취임 한 달이 지났지만 특검법에 대한 당내 설득에 실패하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한 대표는 공수처의 ‘수사 결과 발표 지연’을 비판하며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6일까지 한 대표에게 제3자추천특검법을 발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일 이재명 2기 지도부가 출범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한 대표가 특검법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법안 발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만큼 일주일 내 결단해 달라는 취지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정한 시한 안에 특검법을 발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한 달여 동안 특검법 발의를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 이견 해소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선 수사 후 특검’이라는 당론을 변경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 대표가 시한 내 특검법을 발의하지 못할 경우 야권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 대표는 제3자추천 방식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제안하며 반전을 꾀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제3자추천 방식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특검의 목적이 진상 규명이 아닌 정치적 수사라는 지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제3자추천 방식에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특검법 발의 지연의 책임은 오로지 한 대표에게 쏠리게 됐다. 

이에 한 대표는 특검법을 재촉하는 야권과, 이를 반대하는 친윤계 사이에 껴 리더십에 상처를 입고 있다. 실제 취임 한 달에 대한 평가 또한 리더십의 부재와 당 장악력 미비 등 혹평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한 대표에게 출구전략 마련은 시급한 상황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의 출구전략은 공수처 때리기를 통한 시간 지연전략일 것으로 전망됐다. 공수처의 수사 결과 발표 지연에 책임론을 제기하며 한 대표가 특검법을 발의하지 못한 것에 면죄부를 얻겠다는 의도다. 또 국민의힘 당론이 ‘선 수사 후 특검’인 만큼, 공수처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는 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다. 

따라서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공수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수사 결과 발표를 재촉하는 것은 물론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20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 내부에서 공수처가 수사의 상식 궤도에서 일탈해 버린 듯한 느낌으로 늑장·부실 수사에 대한 문제의식이 좀 커지고 있다”며 “공수처가 수사하는 집단인지, 정치하는 집단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서범수 사무총장도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가 (현재까지도)수사에 대한 공식 발표 한번 없이 언론이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내용만 흘리며 정치 집단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며 “(수사 발표 지연은)민주당의 특검법 발의 시기에 맞춰 이를 지원하려는 시도인지 모르겠지만 그 의도가 불순하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공연하게 공수처 비판에 나선 만큼, 한 대표 또한 특검법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공수처 때리기를 선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장성철 공감센터 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 공세를 빠져나갈 방법은 쉬워 보인다”라며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보고 9월에 수사가 마무리되면 특검법을 추진할 것이다. 지금 당내 의원들과 또 용산과 소통하고 설득 및 토론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면서 한 대표가 공수처 수사를 재촉하면서 특검법 발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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