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군이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에서 주요 자료를 고의로 파기하거나 핵심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천하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방부로부터 12사단 감찰부는 사망한 훈련병의 기수인 12사단 신병교육대대 24-9기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후 '얼차려'(군기훈련)와 관련된 훈련병들의 구체적 답변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사단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7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해당 설문조사는 신병교육대 내에서 인권침해 및 가혹행위 등이 있었는지를 묻는 여러 항목으로 구성됐고 이에 훈련병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인권침해 행위가 이루어졌는지를 상세히 답변했다고 천 원내대표는 전했다.
설문조사에서 '신병 교육 및 훈육을 빙자한 얼차려가 있었는지'를 묻는 항목에는 답변자 총 234명 중 76명이 '있었다'고 답을 하는 등 12사단 내 인권을 침해하는 얼차려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군이 피의자 강 모 대위가 담당했던 이전 신병 교육 기수인 23-18기, 24-1기, 24-5기에 대한 설문조사 답변 자료 역시 모두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천 원내대표는 "수사와 관련된 주요 자료의 원본이 모두 파기되고 결과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삭제돼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동기 훈련병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스스로 산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12사단 사망사건과 관련된 조사 절차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얼차려와 관련한 사항은 이미 수사기관이 조사 중인 사안으로 본 설문결과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기에 얼차려 관련 내용을 제외했다"고 천 원내대표 측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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