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명칭에서 '연분배율'과 '프리미엄' 등의 용어를 빼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금융계열사들의 ‘ETF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한국거래소보다도 금감원의 제재가 훨씬 더 존재감이 커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명칭에서 '연분배율'과 '프리미엄' 등의 용어를 빼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금융계열사들의 ‘ETF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자산운용업계가 때 아닌 ‘규제 리스크’에 직면했다. 겉으로만 보기에 최근 운용업계의 상황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우선 2분기 실적이 대체로 좋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2분기 순이익은 578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8.1%(1878억원) 급증했다. 특히 운용자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 규모는 161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7% 불었다.
이 중에서 펀드수탁고가 1008조1000억원으로 14.37%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공모펀드가 387조7000억원으로 26.37% 늘었고, 사모펀드는 618억4000억원으로 7.62%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ETF 투자를 선호하는 현상도 업계 전체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활기차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최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커버드콜 ETF’ 판매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 명칭에서 '연분배율'과 '프리미엄' 등의 표현을 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시점 금감원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커버드콜 ETF를 보유한 운용사들에 상품명 변경과 관련한 지도 방향에 대해 의견을 요청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르면 이달 말 한국거래소에서 새로운 명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28일 커버드콜 ETF의 명칭·수익구조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그야말로 ‘소비자보호’라는 명분을 위한 조치다. 투자자가 분배율 수준을 확정 수익률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 '프리미엄'이라는 상품명을 쓸 경우 타 제품과 차별화된 이른바 ‘고급’ 상품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로 손꼽혔다.
실제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주식에 콜옵션 프리미엄을 더하는 구조의 상품을 지칭한다.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이 맥락에서 등장하는 ‘프리미엄’이라는 용어는 콜옵션 매도 시 수취하는 대가를 의미할 뿐이다.
만약 ETF 상품명에서 '연분배율'과 '프리미엄' 등이 제외되면 운용사들은 증권신고서에 상품명을 정정하고, 한국거래소에서 상품명 변경 상장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이 상품들이 이미 한국거래소의 허가를 받은 상태라는 점이다. ETF는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부서가 관리하며, 상장규정 시행세칙에서 종목명 부여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거래소 위에 금융감독원’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미 금감원은 금융 계열사들의 소위 'ETF 몰아주기 의혹‘과 불건전 영업행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파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자산운용업계의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