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대통령실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인사와 '독도 지우기' 의혹, '친일 밀정' 등을 언급하며 대대적인 친일 공세를 펼쳤고, 대통령실과 여당은 방어에 나섰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이 참석했다.
포문을 연 것은 야당이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 현안질의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세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의 진위에 대해 물었고, 김태효 차장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에 일본 마음을 헤아리는 게 아닌, 일본의 마음을 다스려 우리가 더 자신감에 찬 한일 관계를 리드해가자고 말씀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차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서 의원은 김 차장에게 "혹시 친일파 밀정이냐"고 물었고, 김 차장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공영방송 KBS에 나오셔서 대놓고 이런 말씀을 하니 밀정이라고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8.27 /사진=연합뉴스
이어서 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 운동을 건국 운동이라고 하고, 광복절이 건국절이라고 한다. 대통령도 뉴라이트냐"라고 묻자, 김 차장은 "대통령은 아마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실 정도로 이 문제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김 차장은 "뉴라이트 발언을 대통령이 하신 적 없다"며 "광복과 건국이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 일관된 대통령님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서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뉴라이트 성향 정부 인사가 많다'고 지적하자, 김 차장은 "뉴라이트 인사의 정의가 헷갈리고, 특정 정파간 이견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 뉴라이트가 녹아 있는지를 살펴봐야겠다"고 돌려서 답변했다.
또한 김 차장은 이날 '정부가 독도 방어 훈련을 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실시했다"며 "훈련 규모는 전혀 축소되지 않고 내실 있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적극 방어에 나섰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불러낸 자리에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정부가 독도를 분쟁지역화한다는 것은 민주당의 프레임 아니냐"고 묻자, 신원식 실장은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잘못된 풍토는 이제 좀 사라졌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주장에 대해 직접 거론하면서 "1년동안 4만 9633건에 의해서 우리 해역, 수산물 등에 방사능 검사를 했는데 단 한건도 방사선 안전 기준을 넘어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성태윤 정책실장에게 "그 때 야당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틀린 게 아니냐"고 물었고, 성 실장은 "그렇다. 관련 해역 검사를 하는데 1조 6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권 의원은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에 대해 총력 대응하겠다는 말에 야당은 또 계엄 의혹을 펼치고 있다"며 "이 또한 야당이 국민들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는 하나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에 이어 곧장 질의에 나선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성 실장을 향해 "방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주장한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틀린 말을 했다, 그리고 그런 주장 안했으면 안 썼을 1조6000억원 쓴 것 아니냐'고도 했다"며 "그 사람들이 사과해야 한다고 답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 주장을 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1조 6000억원이 들어간 내역을 보면 다섯 가지 항목으로 돈을 썼는데 해양 방사능 측정, 수산물 방사능 검사, 수산물 이력 관리 등 모니터링 비용"이라며 "야당 주장이 없었다면 모니터링 안 하려 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성 실장은 "적절한 수준에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 80%가 우려하던 상황에서 어디까지가 적절한 수준인가"라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답변하면서 그 예산을 모두 야당의 괴담 선동 때문에 지출했다고 하면 그런 비약이 어딨나"라고 반박했다.
한편, 성 실장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제안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성 실장은 이날 오후 윤종균 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해 묻자 "다양한 형태로 여러 경로에서 제안해주고 있다"며 "지금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