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역대급 성적을 거둔 지난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이면 한국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저력을 선보였던 것으로 기록될 듯하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맞이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지난 달 26일부터 지난 25일까지 파리 그랑 팔레 이메르시프(Grand Palais Immersif)에서 연 한국 미디어 아트 전시 ‘디코딩 코리아(Decoding Korea)’가 현지 관람객과 해외 주요 미술계 관계자 등 8000여 명을 사로잡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트 작가 백남준을 비롯해 강이연 권하윤 김희천 람한 룸톤 박준범 염지혜 이용백 이이남 정연두 등 11명의 작품 18점으로 격동의 현대사를 겪은 한국 사회의 사회·정치·역사·문화 맥락을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시도로 해석했다. 특히, 프로젝션 매핑,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한국 미디어 아트의 기술적 탁월함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전시 경험 기회를 제공했다.
백남준의 1988년 작 '세계와 손잡고'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관람객들./사진=문체부 제공
이번 전시 현장은 백남준의 1988년 작품 '세계와 손잡고(Wrap Around the World)'로 시작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전 세계인에게 전했던 평화와 소통의 메시지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맞이해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한번 울려 퍼진 것이다.
현지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등 해외 주요 미술계 많은 인사는 이번 전시 현장을 방문해 호평을 남겼다. 퐁트브로 근대 미술관(Fontevraud, le musee d’Art moderne) 도미니크 가뇨(Dominique Gagneux) 관장은 “몰입감 넘치는 한국 미디어 아트의 이야기 힘과 기술적 완성도가 놀랍다. 특히, 서울 올림픽을 위해 제작한 백남준의 '세계와 손잡고'와 한국의 변화를 유희적이면서도 심오하게 보여준 이이남의 '잃어버린 파라다이스'가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르누치 미술관(Musée Cernuschi)의 마엘 벨렉(Maël Bellec) 큐레이터는 “‘디코딩 코리아’는 한국 미디어 아트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잘 보여줬다. 다양한 수준 높은 작품과 훌륭한 작품 배치는 관람객을 전시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관람객들이 이이남의 2018년 작 '잃어버린 파라다이스'를 감상하며 생각을 나누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룸톤의 2018년 작품 '인더 그레이' 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관람객들./사진=문체부 제공
문체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한국 미디어 아트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 미디어 아트의 국제 인지도와 영향력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미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미술·작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미술계 인사를 국내로 초청해 한국 미술·작가를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체부는 내년부터는 한국 미술 담론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신시장 개척 사업도 정부 예산안에 새롭게 담았다.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해외 미술계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학문적 이해는 부족한 상황인 만큼 해외 주요 대학과 미술관,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한국미술에 대한 담론 형성을 지원해 한국 미술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적 관심이 지속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