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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만찬 연기 몰랐다...韓 '의정갈등' 중재로 '당정갈등' 재점화

2024-08-28 17:36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30일 예고됐던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연기한 것을 두고 당정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함으로써 한 대표와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 대표도 윤 대통령과 논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당정 갈등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가 ‘의정 갈등’ 중재자를 자처한 것이 당정 갈등을 촉발시킨 원인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정부의 의료개혁을 흔들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최근 의대 증원 유예로 의정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열린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의료대란을 해소할 대책으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했다. 하지만 한 대표의 제안은 대통령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 뒤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2024.8.27/사진=연합뉴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련 기관이 (의대 증원 유예를) 검토했으나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한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의대 증원 유예를 거듭 촉구하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전날 밤 SNS를 통해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해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좋겠다. 국민 건강이라는 절대적 가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을 소집하고 의료난 해소 방안도 논의했다. 의정 갈등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이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 외 의정 갈등을 해소할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한 대표는 당정 갈등을 의식하며 윤 대통령과 마찰을 최소화했다. 김경수 전 도지사 복권 문제로 충돌할 당시에도 한 대표는 대통령실을 향해 직접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의정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연일 입장을 표명하는 중이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감내하고서라도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는 당정관계를 재정립하고 여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대권주자로서 선명성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한 대표의 행보를 곱게 보지 않고 있다. 특히 한 대표 측이 언론을 통해 고위당정협의회의 내용을 전한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에 나서며 ‘개인 정치’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시스템이 붕괴 위기다. 의대 증원에 합리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라며 한 대표의 제안에 공감한 것도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습이 연출된 탓이다. 

이에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에서도 의정 갈등 문제를 두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친한계는 대통령실이 민심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당정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지도부와의 만찬 연기를 언론에 알렸고, 당은 그것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안다. 사실상 통보를 받았다”라면서 “(만찬 연기는)의대증원 보류를 제안한 것에 불쾌감을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는 우리당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이런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이고, 이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마찰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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