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국회가 28일, 22대 국회 개원 3달 만에 처음으로 민생법안을 처리했다. 여야가 민생을 위해 무쟁점 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협의한 것에 첫 성과를 이룬 것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 △도시가스사업법 등 총 28개의 민생 법안을 통과시켰다.
간호법 개정안은 PA(진료지원)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적으로 명시한 법안이다. 지난 2005년 입법이 시도된 이후 19년 만에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간호법이 통과됨으로써 정부의 의료개혁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PA간호사들이 의사들의 공백을 메워 의료난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도 완화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간호협회는 이날 간호법이 통과된 후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의료개혁에 적극 동참하고 사회적 돌봄의 공적 가치에 대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회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하는 공공임대 주택에서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세사기특별법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임차보증금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피상속인에게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정 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구하라법’도 통과됐다. 2019년 입법 청원이 시작된 지 6년 만이다.
더불어 사회적 배려자 등 취약계층의 도시가스 요금을 경감하는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도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도시가스 요금 감면 제도 지원 대상이 스스로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경우 가스도매 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혜자를 대신해 직권으로 요금 감면을 신청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한편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 4법',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은 이날 본회의에 재상정되지 않았다. 정쟁 없이 여야가 합의한 민생입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영향이다. 이에 여야는 오는 9월 2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쟁접 법안들을 처리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