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양그룹이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나 친환경 소재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11월 판교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삼양 이노베이션 R&D 페어 2023'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양그룹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1976년 국내 최초로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해 현재까지 국내외 기업 400여 곳에 공급하고 있으며, 그룹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이온교환수지는 이온 교환 능력을 지닌 합성수지로 수처리 과정에서 특정한 물질을 분해하는 정제 용도로 쓰인다.
삼양그룹은 이온교환수지를 활용한 수소차와 2차전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상용화 후 늘어나는 폐배터리(EOL,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 주목하고, 이를 재활용할 때 리튬 회수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 개발에 나섰다. 이온교환수지로 전기차 폐배터리 전해액인 리튬이온을 정제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온교환수지를 통해 회수한 리튬염 용액은 클로로알칼리(CA) 전기분해 공정을 거쳐 수산화리튬(LiOH)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과 함께 리튬2차전지의 필수 소재로 꼽힌다. 특히 폐배터리에 이온교환수지를 사용하면, 더욱 많은 양의 리튬을 회수할 수 있어 재활용 가치가 높아진다.
실제로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급증하면서 오는 2027년부터 방출되는 폐배터리 양은 10만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양그룹은 폐배터리가 급증하는 시대에 발맞춰 리튬 회수용 이온 교환수지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이미 수소차 연료필터에 사용하는 이온교환수지의 경우 지난 2021년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마치고 국내 완성차 기업에 공급 중이기도 하다"며 "관련 연구개발 실적을 토대로 리튬 회수용 이온교환수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는 폴리카보네이트(PC)가 있다. 삼양그룹은 지난 2022년 재생 원료가 90% 이상인 친환경 PC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회사는 해당 PC로 플라스틱 컴파운드를 생산하는가 하면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 차체구조용 부품,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로도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해 빛 투과율이 높고 내열 안정성이 우수하면서도 황색도가 낮은 자동차 주간주행등용 고투과 PC도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주간주행등용 고투과 PC를 공급 중이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100%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소재다. BPA(Bisphenol A)와 같은 기존 석유 유래 소재를 대체해 플라스틱, 도료 생산 등에 쓰인다.
계열사 삼양이노켐에선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해 전기차 모터코어 접착제도 개발했다. 삼양이노켐이 개발 전기차 모터코어용 접착제는 연내 국내외 다수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조회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과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긴밀하게 소통해 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실행력을 제고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고부가가치 사업 강화를 통한 외연 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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