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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11년 만에 회담…특검·민생지원금 '입장차 여전'

2024-09-01 19:33 | 진현우 기자 | hwjin@mediapen.com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여야 대표로서 11년 만에 만났지만, 민생과 관련한 공통 공약 추진 협의기구 설치 합의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이날 대표회담에서는 채상병특검법가 전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을 두고 입장차가 여전했다. 향후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양당이 어떤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여야 대표회담에 나서 주요 의제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 본청에서 모두발언에 나서고 있다. 2024.9.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여야가 공식석상에서 대표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 2013년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만난 후 11년 만이다.

여야 대표는 모두발언부터 예정된 시간을 넘길 정도로 주요 현안에 대한 각자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여야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기존 7분이던 모두발언 시간을 10분으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 대표는 약 13분, 이 대표는 약 18분 정도 대표회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 대표는 "우리가 싸우는 모두 멈추지는 못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민생 법안들의 절차는 신속하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어렵게 마련된 자리가 우리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정치의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모두발언 이후 양당 대표는 각 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은 배석한 채 당초 예정됐던 회담 시간인 90분을 훌쩍 넘겨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양당 대표는 민생과 관련한 양당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 구성에 합의했고 의료대란과 관련해 추석연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는 한편, 국회 차원의 대책 협의에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쟁점 현안인 채상병특검법과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등에 대한 입장차는 여전히 좁히지 못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표회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특검법 관련 논의가 있었고 제3자 추진과 관련해서 여러 의견을 말하며 토론이 있었다"면서도 "아쉽게도 합의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기한에 맞춰서 당의 입장을 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합의는 이르지 못했다"고 첨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가운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가운데)가 9월 1일 국회접견실에서 각 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을 배석한 채 대표회담에 임하고 있는 모습. 2024.9.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두고서도 해당 조치를 최초로 제안했던 이 대표가 선별 지원까지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방향을 두고서도 양당 대표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곽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겨냥해 최소한 내년 시행하도록 한 입법을 유예하는 것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시행 여부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비정상적인 양태에 대한 구조 개선이 함께되지 않으면 국민이 자산을 증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 및 협의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쟁점 분야에 대한 양당 대표의 합의가 불발에 그치면서 일각에서는 기대감에 비해서는 소득이 없었던 '맹탕 회담'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곽 수석대변인은 "발표문에 담긴 내용을 보면 민생, 경제에 대해서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자주 대화의 기회를 갖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대변인도 "민생 공통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서 진행하기로 했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합의"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합의를 만들지 못했지만 논의 방향을 합의한 부분도 있고 논의의 틀을 정리한 부분도 있다"고 회담의 의의를 부각했다.

한편으로는 여야 대표가 향후 주요 현안 합의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이 대통령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도록 하는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겉으로는 소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일종의 용산을 향한 시그널(신호)로 봐야 한다"며 "결코 추상적인 회담이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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