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전방위로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지만, 대출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3년 4개월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행권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전방위로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지만, 대출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보다 8조3234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67조735억원으로 7월 말(559조7501억원)보다 7조3234억원 불었다. 은행들이 전방위 대출을 조이면서 전월 대비 증가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7월(7조5975억원)보다는 다소 꺾였다. 대신 감소추세를 보이던 신용대출이 3개월 만에 증가했다. 신용대출(103조4270억원)은 7월 말보다 8202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일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며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권 주담대와 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는 연 0.75%포인트(p)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며, 수도권에는 1.2%p 적용된다. 또 은행권은 신규로 취급하는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예외 없이 내부관리 용도로 DSR을 산출하게 된다.
스트레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한도는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에션에 따르면 소득 5000만원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 대출을 이자 4.5%로 받을 경우 스트레스DSR 도입 전 대출한도는 3억2900만원 수준이다. DSR 2단계가 도입되면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는 2억8700만원으로 규제 전보다 약 4200만원(13%), 비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는 3억200만원으로 2700만원(8%) 축소된다.
당국은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보고 필요시 DSR 적용범위를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의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2단계 DSR 시행에도 가계부채가 꺾이지 않으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한두 달 사이의 증가세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추가적인 시장 개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적절한 수준의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DSR 규제 하나만으로는 될 수 없고 9월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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