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22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2일 100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87년 체제' 이후 최장 지각 개원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야당이 주도하는 '2특검·4국조'를 놓고 정기국회 내내 여야가 맞붙을 전망이다.
전날 여야 대표회담에서 민생 공통 공약에 대한 처리를 합의했지만 채상병특검법과 주요 법안의 재의결,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 아직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어 여야 간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가운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가운데)가 9월 1일 국회접견실에서 각 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을 배석한 채 대표회담에 임하고 있는 모습. 2024.9.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22대 국회 개원식을 겸한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 축이지만, 국민이 직접 구성한 기관이고 행정과 사법이 작동하는 근거인 법을 만드는 곳"이라며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권한이 집중되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만큼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채상병특검법과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주요 법안의 재의결이 가장 큰 쟁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전날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채상병특검법을 공식 의제로 올렸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3자 특검 추천권'을 담은 채상병특검법의 발의 여부를 두고 여야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대표회담 종료 후 따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당내 사정이 있지만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발언한 반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는) '민주당 압박이 이해는 가지만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만 말했다"고 부인했다.
민주당이 연일 제3자 추천권을 받아들이겠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힘과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 본회의에 올릴 수 있을지가 정기국회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기국회 관전포인트는 방송4법 등 주요 법안의 재의결 여부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4법과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결 절차는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한 대부분의 법안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차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서 재의결 절차가 순탄하게 이뤄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9월 2일 오전 국회에서 2023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9.2./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 역시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이날 2023년도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부·여당과 야당은 경제 정책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도 정부는 불요불급한 지출은 단호하게 줄이겠다"며 "경제회복 온기가 민생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세수 결손은 구조적 요인이 크다며 정부를 적극 옹호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안을 살펴보면) 소득세율, 부가세율 인하가 없었고 종합해 보면 3대 세목에서 세금이 덜 걷힌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와 산업구조 편중에 따른 구조적 요인으로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세수 결손이 초부자 감세에 있는 만큼 민생 예산 확대를 강조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상황 인식이 현장과 동떨어지게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올 상반기 모든 지표가 민생경제 파탄을 가리키고 있다"며 "민주당의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은 무작정 거부하는 이 정권을 보며 어느 국민이 기대를 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