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분양 미리보기]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GTX는 포기하는 게 속편할 듯?

2024-09-05 16:14 | 김준희 기자 | kjun@mediapen.com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양우건설이 서울 은평구 일대에 야심차게 공급하는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가 애매한 입지와 높은 분양가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위기에 놓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예정된 연신내역과 다소 거리가 있어 ‘GTX 수혜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분양가 또한 인근 시세 대비 월등히 높아 흥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사업지에서 연신내역까지 도보 소요시간 계산 결과./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는 지하 4층~지상 22층, 2개 동, 전용면적 53~74㎡, 총 26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공공임대 21가구를 제외한 23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시공사는 양우건설, 시행사는 역촌산업(수탁사 코리아신탁)이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는 단지명에 ‘연신내’를 포함하는 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지날 예정인 연신내역(지하철 3·6호선)과 연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연신내역과는 거리가 있다.

단지에서 연신내역 5번 출구까지는 성인 남성 걸음 기준 약 13분이 소요된다. 직선거리로는 약 720m, 통행 가능한 보도 기준으로는 약 820m 떨어져 있다. 전반적으로 길목이 좁은 편이고 연신내역 방향 기준 약간의 오르막 경사가 있어 오가기가 용이한 환경은 아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단지명을 보고 당연히 GTX를 이용할 수 있는 연신내역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단지 인근에 위치한 구산역(6호선)에서 연신내역으로 이동해 GTX-A 노선으로 환승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 또한 복잡하다"고 말했다.

6호선인 구산역의 경우 순환선으로 연신내역으로 한 번에 이동이 불가능하다. 응암역으로 이동해서 내린 뒤 봉화산행 열차로 갈아타야 연신내역으로 갈 수 있다.

그는 이어 "단지에서 구산역까지 도보 3분 거리인 만큼 단지명을 '구산역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로 하는 것이 합당했다"며 "무리해서 '연신내'를 단지명에 붙이면서 수요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킨 꼴"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주체가 단지명에 '연신내'를 넣은 이유는 GTX 수혜 효과를 부각시켜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공식 분양 홈페이지에서도 프리미엄 항목으로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 ‘3호선·6호선·GTX-A·GTX-E(예정) 연신내역’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역촌산업 관계자는 "연신내역이 가까웠다면 단지명에 '연신내역'을 넣었을 것"이라며 "다만 단지에서 연신내역까지 거리가 약 700m 정도로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해 '연신내'를 단지명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일부 아파트도 사실상 반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반포' 등으로 네이밍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분양자 입장에서도 GTX가 들어오는 연신내역과 관련한 키워드가 단지명에 들어가는 게 미래 가치를 고려했을 때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는 프리미엄 항목으로 GTX와 연신내역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산역이 더 가까운 입지로 연신내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사진=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분양 홈페이지 갈리



◆2개 동 '미니 단지'인데 74㎡ 11억↑…가격경쟁력 떨어져

단지 규모가 2개 동, 260가구에 불과함에도 과도하게 책정한 분양가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분양가는 △53㎡ 7억2767만~7억6936만 원 △59㎡A 8억2272만~8억6985만 원 △59㎡B 8억2256만~8억6968만 원 △74㎡A 9억7142만~10억2708만 원 △74㎡B 10억311만~10억6058만 원 등으로 책정됐다.

발코니 확장 등 타입별 옵션비용은 △53㎡ 3802만 원 △59㎡A 5115만 원 △59㎡B 5110만 원 △74㎡A 5104만 원 △74㎡B 5820만 원이다. 이를 더하면 59㎡는 최고 9억2078만 원, 74㎡는 11억1878만 원까지 치솟는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는 전 가구가 발코니 확장형 기준으로 시공돼 공급계약 체결 시 발코니 확장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이는 인근 시세 및 최근 은평구 내 분양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금액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은평구 내에서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의 경우 59㎡가 최고 6억5000만 원, 70㎡가 7억3000만 원대로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59·74㎡ 분양가보다 각각 3억~4억 원가량 낮았다.

전매제한 해제 이후 거래된 분양권 가격을 놓고 봐도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분양가가 월등히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59㎡(14층) 분양권은 지난달 6억8297만 원에 거래됐다. 70㎡(14층) 또한 지난달 8억1699만 원에 손바뀜됐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분양가 대비 2억~3억 원가량 저렴한 금액이다.

단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갈현베르빌’의 경우 구축이긴 하지만 84㎡가 지난달 7억9000만 원, 134㎡가 지난해 12월 8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대형 평수임에도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59㎡ 분양가보다 약 5000만~1억3000만 원 저렴한 금액이다.

평면 구조 또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총 5개 타입 중 4베이 평면 구조는 74㎡B 한 가지에 불과하다. 최근 59㎡와 같은 중소형 평면에도 맞통풍과 공간 활용 등에 유리한 4베이 구조를 채택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역촌산업 관계자는 "연신내역 인근에서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가 84㎡ 기준 12억6000만 원가량에 분양한 바 있다"며 "실사용 면적만 놓고 보면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59㎡와 면적이 동일한데 저희는 분양가가 옵션 포함 9억 원대로 좀 더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또 "직접 비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DMC센트럴자이'가 최근 실거래가 기준 3.3㎡당 4900만 원에 거래가 됐다"며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3.3㎡당 분양가가 약 34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30%가량 저렴한 금액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평면 구조와 관련해서도 "일반적으로 4베이 구조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긴 하지만 타워형을 선호하는 수요자들도 있다"며 "설계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타워형이 판상형(4베이)보다 개방감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신 74㎡ 타입의 경우 세대창고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면적을 넓게 설계해 최대한 84㎡와 비슷한 수준의 실사용면적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분양가. 발코니 확장비 등 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전용면적 59㎡는 9억 원, 74㎡는 11억 원을 넘는다./사진=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입주자모집공고문 갈무리



◆청약 통장은 대조1구역 재개발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에?

일각에서는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에 청약하는 대신 사업지 인근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총 2083가구 규모로 조성돼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와 달리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도 힐스테이트와 양우내안애 간 차이가 크다. 힐스테이트를 보유한 현대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2위에 오른 반면, 양우건설은 50위에 머무르고 있다.

은평구 일대 청약을 고민 중이라는 40대 직장인 B씨는 "은평구 일대 신축 분양 단지가 드문데 분양가도 높고 소규모 단지인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보다는 대규모 단지로 가격 상승여력이 더 큰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에 청약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역촌산업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의 경우 3.3㎡당 약 4000만 원에 분양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가 분양가 측면에서는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며 "그간 은평구가 가격을 지탱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대단지 프리미엄 아파트가 없었기 때문인데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입주가 본격화할 경우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도 가격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청약일정은 오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0일 1순위, 11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20일이며 계약일은 내달 1일부터 4일까지다. 단지가 들어서는 은평구는 비규제지역으로 재당첨제한과 거주의무기간이 없으며 전매제한 1년이 적용된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