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0%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이 밖에 9월 첫 거래일부터 뉴욕증시가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 역시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0%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9.53% 급락한 108.00달러로 거래를 끝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789억달러(374조원) 증발했다.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총 손실 기록도 새로 썼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26천490억 달러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위 자리는 지키고 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7.96%), KLA(-9.52%), AMD(-7.82%), 퀄컴(-6.88%), 브로드컴(-6.16%), 인텔(-8.80%) 등 반도체 관련 업종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7.75% 하락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하락세는 시장 약세 속에 AI 거품론이 다시 제기되면서 매도세가 거세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 역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와 일부 다른 기업들에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subpoena)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소환장은 특정인에게 증거 제출이나 출석을 명령하는 공식적인 문서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래픽처리장치와 인공지능 분야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70% 중후반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해 오던 엔비디아에게 반독점 조사는 더 치명적”이라면서 “소환장 발송 관련 기사는 장 마감 뒤에야 공개됐지만 장중 주가가 이를 선반영했고, 관련 내부자들이 존재한다는 의혹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강세 역시 엔비디아의 주가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달러 환율은 월초 148엔 수준을 유지하다 전일 145엔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왔다. 엔화 강세는 엔캐리트레이드(저리 엔화로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과 이어지며 기술주는 매도 압력을 받게 된다.
김 연구원은 “신제품 지연에 의한 3분기 수요 공백, 낮아진 성장 속도 등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적 관점에서 부침이 예상된다”면서 “대선이 있는 해의 9월은 전통적으로도 힘든 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 민감한 엔비디아의 단기적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의 급락세에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원대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1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5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블랙 먼데이’ 이후 한 달만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대기 경계감과 엔화 강세 재개, 미국 기술주 급락 영향 등에 국내도 매물 소화가 불가피하다”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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