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8단에 대한 엔비디아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블랙웰' 탑재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사진=삼성전자 제공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8단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한 후 AI 가속기 H200에 탑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H200은 HBM3E 8단을 탑재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다.
트렌드포스는 이날 "삼성이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비교해) 다소 늦게 뛰어들었지만 최근 HBM3E 인증을 완료하고 H200용 HBM3E 8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며 "블랙웰 시리즈에 대한 인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 불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품질 검증 통과가 이르면 9월 중일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도 그럴 게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 공급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2단 제품 역시 올해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품질 통과가 사실이라면 삼성전자 HBM의 경쟁력 논란은 일단락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HBM3E의 블랙웰 탑재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응한 인터뷰에서 "블랙웰 칩 공급량이 아주 많을 것이고,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웰 생산량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회사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뿐이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증산을 자신하는 것은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품질 검증 통과가 사실이라면, 블랙웰 시리즈에 대한 인증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까지 예약 주문을 확보해놓은 상황이라 여유 케파(생산능력)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당시 "이미 내년도 HBM 생산 케파 대부분 고객과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블랙웰 결함을 인정하면서도 출시 지연 우려에 대해 기존 일정대로 양산 계획을 밝혔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선 블랙웰 증산을 위해 HBM3E 공급이 절실해진 상황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은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이번 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고객사에게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