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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첫 경기부터 망신, 약체 팔레스타인과 안방서 0-0…월드컵 11회 연속 진출 '불안'

2024-09-05 23:47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첫 경기에서 망신을 당했다. '약체' 팔레스타인과 홈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충격적인 결과다. 팔레스타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6위로 한국(23위)보다 무려 73계단 낮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보다 한두 수 아래이고, 더군다나 안방에서 열린 경기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숱한 논란을 겪었던 홍명보 감독이기에 이날 팔레스타인은 무조건 이겨야 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손흥민이 상대 밀집수비 사이로 슛을 때리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18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1, 2위를 하면 바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받는다. 당연히 한국은 조 2위 이상 성적을 내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로 직행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과 홈 경기는 이겨놓아야 앞으로 다른 팀들과 조금은 편하게 맞붙을 수 있었다. 한국은 B조에서 팔레스타인 외에 오만, 요르단, 쿠웨이트, 이라크와 묶여 있다. 중동의 까다로운 팀들에 비해서는 팔레스타인이 아무래도 만만한 상대였는데, 홈에서의 무승부는 충격적이다.

첫 경기에서 실망을 안긴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만과 2차전 원정경기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이날 홍 감독은 최전방에 주민규(울산)를 두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좌우 윙백, 이재성(마인츠)을 중앙 2선에 배치했다. 정우영(울산)과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중원을 맡고 설영우(즈베즈다),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황문기(강원)가 포백 수비를 구성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전반은 한국이 대체로 부진했다. 예상했던 대로 팔레스타인은 2중 수비벽을 치고 수비 위주로 웅크리다가 역습하는 전략으로 나왔다. 한국은 조직적인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고 슛을 시도해 득점을 했으면 쉽게 팔레스타인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고 경기도 잘 풀리지 않았다. 패스 실수가 잦았고, 골문 근처까지 가서는 슛 찬스를 잡지 못했다. 전반 17분에야 한국의 첫 슛이 나왔는데, 손흥민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머리로 방향을 바꾼 것이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21분 팔레스타인이 프리킥 상황에서 골로 연결하는 장면이 나왔다. 한국 수비진이 뒷 공간으로 파고든 세얌을 놓쳐 헤더 골을 내줬는데, 이전 상황에서 다른 선수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이 취소돼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막판 공세를 끌어올렸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황인범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밀집수비를 뚫고 들어가 때린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 한국의 유일했던 이 유효슈팅이 막히면서 0-0으로 전반이 끝났다.

이강인이 좋은 기회에서 쏜 슛이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후반 들면서 한국은 주민규 대신 오세훈(마치다)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게속 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 13분에는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넣었다.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가 많았지만 이상하게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15분 손흥민의 패스로 이강인이 노마크 슛 찬스를 잡아 때린 왼발 슛이 골대 위로 넘어갔다. 4분 뒤 이강인의 대각선 크로스를 오세훈이 정확하게 헤더슛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후반 28분 이강인이 페널티아크 정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수비벽 위로 절묘한 슛을 때렸다. 이 슛도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간신히 쳐냈다.

후반 35분 이강인이 길게 보내준 침투 패스로 손흥민이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볼 터치가 길어 달려나온 골키퍼가 먼저 잡아냈다. 후반 42분에도 또 이강인의 침투 패스로 손흥민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고, 골키퍼까지 제친 후 때린 슛이 골대를 강타해 탄식을 자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공세를 퍼붓던 한국은 공격이 차단당한 후 팔레스타인의 역습에 일대일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세이브가 나오지 않았다면 실점을 했을 것이다.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아 0-0으로 경기가 끝났다. 한국은 진 것 같았고, 팔레스타인은 승점 1점을 챙기며 성공적으로 원정경기를 마쳤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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