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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발 새 대출지침 없다…이복현 "은행들 자율적으로 관리하라"

2024-09-10 11:0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권의 대출공급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이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또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안이 하나의 '표준'이 아닌 만큼,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관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4일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관리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은행권에 당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은행장들과의 만남에서 은행권의 '자율적 대출규제'를 혜안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공급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이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또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안이 하나의 '표준'이 아닌 만큼,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관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금감원은 10일 오전 이 원장 주재로 은행회관 14층 회의실에서 국내 18개 은행 행장들과 가계대출 취급동향과 관련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가계대출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 간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가계대출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회복되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이미 높은 수준으로 가계의 상환부담 가중, 수요부진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도 가계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긴축해 나가지 못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경제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국민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며 "국내 은행의 경우 주택 관련 대출 집중도가 높은 상황으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주택가격 조정 시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시스템리스크로의 전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3월 한때 4조 9000억원 급감한 바 있는데, 한 달 뒤인 5월 5조 3000억원 폭증하며 역전된 바 있다. 이어 6월 4조 2000억원, 7월 5조 2000억원 각각 순증했고, 지난달에는 9조 5000억원 폭증했다. 

또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구성은 주택담보대출이 전체의 64.2%를 차지해 압도적이었다. 이어 전세대출 14.4%, 신용대출 14.2%, 예담대 등 기타 7.2% 순이었다. 

이 원장은 은행들의 대출영업행태가 주담대에 치우쳐 손쉽게 '이자장사'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관리 문제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들이 금리인상 대신 취한 자율적 대출규제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가계대출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각에서는 은행이 손쉽고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주택) 부문 위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혁신 성장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은 도외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은행권이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개별은행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전제로 한 자금 등 위험 성향이 높은 대출에 대해서는 심사를 보다 강화하는 등 가계대출 취급에 있어 그 간의 심사 경험을 살려 선구안을 발휘하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안이 하나의 '표준'이 아닌 만큼,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까지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감독당국의 대출규제만 적용하다 보니 은행별 상이한 기준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서도 은행권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건전한 여신 관행을 정착시키는데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정책성 대출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관리방안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신용대출, 제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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