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애플이 신형 '아이폰16 시리즈' 출시와 함께 새 스마트폰에 탑재한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국내 시장에선 기존 사용자층에 큰 변동을 줄 만큼 차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이제 새롭게 빛나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사진=쿠퍼티노 AFP·연합뉴스 제공
애플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이제 새롭게 빛나다'라는 주제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를 비롯해 애플워치10, 에어팟4 등을 선보였다.
그간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은 △이용자가 급하게 쓴 메모 AI가 다듬기 △통화 녹음 및 요약 △번역 기능 △원하는 이모티콘 생성(생성형 AI로 만든 이모지)과 독창적 이미지 만들기 △설명어를 입력해 특정 사진 또는 동영상 찾기 △메일 편지함 요약본 제공 △주요 알림 상단 표시 등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AI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로 근본부터 다르게 설계한 아이폰을 공개한다"고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임을 강조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내달 베타(시험) 버전으로 영어로 우선 제공된다. 내년에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더 많은 언어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어 제공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이러한 아이폰16 시리즈를 앞세워 AI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국내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존 갤럭시 사용자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 색다른 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갤럭시 고객층이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에 큰 차별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특히 갤럭시AI가 선보인 AI 기능들과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이 비슷한 점, 또 정식이 아닌 베타 버전으로 출시되는 점, 한국어 지원 시점이 아직 미정인 부분도 구매욕구를 부추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갤럭시 Z 폴드6'으로 간단한 스케치를 정교한 AI 이미지로 변환하는 '스케치 변환(Sketch to image)'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초 실시간 통역과 텍스트 요약, 사진 편집 등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놓으며 시장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6'과 '갤럭시Z폴드6'에도 AI 기능을 장착하면서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 '갤럭시Z폴드6'의 슬림형 버전을 앞세워 반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제품은 접었을 때 두께 10~11mm로, 기존 '갤럭시Z폴드6'(12.11mm)보다 더 얇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기능을 탑재하면서 가격 접근성을 낮춘 '갤럭시S24 FE'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고도화할 수록 기기에 탑재되는 기능도 상향 평준화가 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느려져 급진적으로 판매량이 늘기보단 꾸준한 판매량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참신하고 차별화한 기능을 선보이지 않는 이상 기존 사용자층에 큰 변동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86명 중 절반이 넘는 69%는 갤럭시를, 23%는 아이폰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젊은 여성층이 두드러졌다. 18~29세 여성(75명) 중 아이폰 사용자는 75%에 달했다. 같은 연령대 남성(81명)의 경우 55%만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