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현대건설이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래미콘을 직접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빠른 공급을 통한 품질 유지와 공사기간 단축 등 여러 장점을 취하자는 목적이다. 추후 서울 내 다른 대형 정비사업장으로도 확산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이 레미콘을 생산하는 배치플랜트를 서울 정비사업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사진은 경기도 내 한 레미콘 공장./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현장에 배치플랜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건설은 해당 사안을 관계기관과 논의 중이다.
배치플랜트는 시멘트에 모래, 자갈 등의 재료를 조합해 레미콘을 만드는 설비다. 서울 내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설사의 배치플랜트 설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이 레미콘을 공사 현장에서 직접 생산하겠다는 결심을 한 건 레미콘 공장이 멀기 때문이다. 레미콘은 90분 이내 타설을 못 하면 굳게 된다.
하지만 해당 현장에서 레미콘을 공급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레미콘 공장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했다. 레미콘 공장은 서울에서는 찾기 어렵다. 혐오시설로 인식돼 서울을 떠나거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현재 송파구 삼표 풍납레미콘 공장이 유일하나 내년 말 이전할 계획이라 안정적인 레미콘 공급이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장과 현장과의 거리뿐만 아니라 레미콘을 운반하는 믹서트럭이 현장에 진입한 후 레미콘을 뿌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트럭이 현장에 왔다고 해도 앞차 등으로 인해 바로 타설할 수는 없어 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레미콘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응결 지연제를 사용하면 타설 이후 굳는 데 시간이 걸려 붕괴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현대건설은 현장 내 직접 배치플랜트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간 내 타설을 통한 레미콘 품질 향상은 물론 현장에서 정확히 필요한 양을 계산해 공급해 레미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믹서트럭 통행으로 인한 혼잡스러움도 줄여 이로 인한 민원도 감소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품질관리를 위한 비용 등 여러모로 판단했을 때 배치플랜트 설치가 낫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배치플랜트가 설치되면 원하는 때에 레미콘 공급이 가능한 만큼 공사기간도 단축될 것이기에 여러모로 좋은 판단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배치플랜트가 설치돼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앞으로 현대건설이 수주하거나 수주한 서울 내 정비사업장에도 마련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설치 비용이 약 300억 원에 달해 레미콘 수요가 많은 대형 사업장으로 국한된다. 현대건설은 서울에서 압구정 재건축, 한남4구역 재개발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타 건설사에서도 현대건설의 배치플랜트 설치 여부 및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