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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7년만에 두산 선수로 실전 등판할까…14일 은퇴식 위해 '특별 엔트리' 등록, 출전도 가능

2024-09-10 17:42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더스틴 니퍼트(43)가 7년 만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올라 실전 투구를 할까.

두산 구단은 10일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리는 14일 잠실 kt wiz전에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2011∼2017년, 7시즌 동안 뛴 레전드 외국인 투수다. 두산에서만 94승을 올렸고, 2018년 kt에서 한 시즌 더 뛰며 8승을 추가해 통산 102승의 역대 KBO리그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니퍼트는 두산의 외국인 투수 레전드가 됐지만 마지막 시즌을 kt에서 보냈기 때문에 은퇴식을 치르지 못했다. 이런 점을 팬들이 아쉬워해 두산 구단이 뒤늦긴 했지만 7년 만에 니퍼트의 은퇴식을 치러주기로 한 것이다.

은퇴하기 전 두산에서 활약할 당시 니퍼트. 오는 14일 잠실 두산-kt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이 뒤늦게 열린다. /사진=더팩트 제공



두산은 단순한 은퇴식 이상의 이벤트를 준비한다. 니퍼트는 현역 시절 이닝 교대 때마다 덕아웃 앞으로 나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곤 했다. 이 장면을 재연하고자 은퇴식 당일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로 선수 등록을 할 예정이다. 니퍼트는 두산 선수들과 덕아웃에서 함께하며 하이파이브도 하게 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21시즌부터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특별 엔트리'를 허용하고 있다. 특별 엔트리이긴 하지만 등록된 선수이기에 당일 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은퇴 선수가 은퇴식 때 현역 등록한 사례는 이전 4차례 있었다. 한화 이글스가 2021년 5월 29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태균을 특별 엔트리에 넣었고, 김태균은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태균은 플레이볼 선언과 함께 노시환과 교체돼 실제 경기에는 뛰지 않았다.

역시 2020시즌까지 LG 트윈스에서 뛰고 은퇴한 박용택은 2022년 7월 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LG 유니폼을 입고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용택도 경기 시작과 동시에 김현수와 교체됐다.

2022년 10월 7일 광주에서 나지완(당시 KIA 타이거즈), 그 해 10월 8일 잠실에서 오재원(당시 두산)도 은퇴식을 위해 특별 엔트리에 등록됐다. 둘은 당일 대타로 실제 출전도 했다.

이들 4명의 선수들은 공식 기록에도 은퇴식 때 출전한 것으로 남아 있다.

니퍼트는 KBO리그에서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니퍼트의 실제 등판 여부다.

니퍼트가 등판하는 데 걸림돌은 없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는 한 팀당 3명씩만 보유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KBO는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는 예외로 적용하기로 했다. 니퍼트는 두산의 외국인 선수로 등록이 가능하고 경기 출전도 할 수 있다.

문제는 니퍼트가 '투수'라는 점. 이날 경기에 니퍼트는 시구를 할 예정이어서 일단 잠실구장 마운드에는 오른다. 그런데 실전에도 등판하면 규정상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하거나, 주자를 잡아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는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타자의 경우 타석에 들어서지 않고도 바로 교체가 가능하다.

니퍼트는 일단 이날 선발 등판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계투로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정해지지는 않았다.

두산은 kt와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아래 순위 팀들의 추격도 받고 있다. 한 경기, 아웃 카운트 하나라도 소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기 후반 점수 차가 많이 벌어져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 되면 니퍼트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실전 등판할 가능성은 있다. 

니퍼트는 은퇴한 지 오래됐지만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스의 에이스로 150km에 가까운 공을 뿌리고 있어 실전 등판에 무리는 없는 상태다. 다만, 이날 상대하는 팀이 니퍼트가 마지막으로 한 시즌 몸담았던 kt여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어쨌든 니퍼트는 두산 구단의 배려로 KBO리그 경력의 마지막을 '두산 선수'로 마칠 수 있게 돼 은퇴식 당일 엔트리 등록 자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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