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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전망②]수출·내수 함수…빛과 그림자 해법은?

2024-09-11 15:11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우리 정치권 안팎에서도 한국경제의 내수진작 차원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금리인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힘 실리는 금리인하…"환경조성 됐다"> <'내수진작' 발등에 불…"금리인하 골든타임 놓칠라"> <미국발 금리인하, 증시 호재인가 악재인가>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치권 안팎으로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다. 높은 금리가 경기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어 경제 반등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는 미국에 앞서 영국·캐나다·유로존 등 주요국이 이미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은도 늦어도 다음 달엔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경제는 향후 수출 환경의 변화와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완만한 회복 국면이 나타나거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두 가지 시나리오 갈림길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사진=김상문 기자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0.2%로,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민간 소비(-0.2%) 등 내수가 여전히 부진했다. 건설투자 또한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1.7% 감소했고, 건설투자 역시 1.2% 줄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1분기에 비해 1.4% 감소했다. 실질 GNI 감소폭은 2021년 3분기(-1.6%) 이후 2년 9개월만의 최대폭이다. GNI는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친 수치로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NI가 줄어든 것은 우리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뒷걸음칠쳤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2.6%에서 0.1%p 낮춰 잡았다. KDI는 지난 9일 ‘경제동향’에서 “고금리 기조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선 내수부진과 물가둔화 흐름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실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이례적으로 “내수진작 차원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드는 등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금리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으로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내수진작 문제에서 봤을 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내수부진 등 현실적인 고려야 있어야 하지 않냐는 판단이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이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확실시하며 한은도 이르면 내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연준에 앞서 주요국들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선 만큼 한은도 적극적으로 피봇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4년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는 향후 수출 환경의 변화와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U’자형 완만한 회복 시나리오와 ‘L’자형 복합 불황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며 한국경제에 맞는 통화정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U자형의 경우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늦었지만 10월 중 금리인하가 결정될 경우 소비와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가 완만한 회복 국면을 보이는 경로다. 반면 L자형의 경우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되거나 금리인하의 지연 또는 향후 인하폭이 미약할 경우 수출과 내수가 동시 부진에 빠져 경기 회복 국면이 상당 기간 나타나지 않는 경로다.

보고서는 “내수 부문의 경기 안전판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인하 기조로의 전환과 재정 지출의 효율성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지난달 한은의 금리동결 결정에 가계부채나 부동산시장 불안 등의 근거가 전혀 타당한 것은 아니지만, 고금리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경제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다음번 금리 결정에는 피봇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통화정책이 이미 타이밍을 놓쳤을 가능성이 높고, 금리인하가 4분기에나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 공백기 동안의 경제 심리안정을 위한 ‘브릿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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