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완성차 5개 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KG 모빌리티·GM 한국사업장) 중 기아와 르노코리아만 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이 무산됐다. 양사 노사는 추석 이후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협상 장기화 우려도 나온다.
1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동조합이 지난 12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임금 합의안은 가결됐지만 단체협약 합의안이 부결됐다.
기아 노조에 따르면 임금 합의안은 찬성 53.7%(1만3243명), 반대 45.9%로 가결됐지만 단체협약 합의안은 찬성 48.3%, 반대 51.2%(1만2617명)로 부결됐다. 임단협 타결 무산으로 성과금·격려금 지급 시기도 미뤄졌다. 추후 마련될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면 성과금·격려금 등이 조합원들에게 지급된다.
앞서 기아 노사는 지난 10일 올해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 합의안에는 △기본급 월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경영 성과금 300%+1000만 원 △기아 창립 80주년 기념 격려금 100%+280만 원 △최대 실적 기념 특별성과 격려금 100%+50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주식 57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결된 단체협약 합의안에는 △정년 연장 △경조 휴가 확대 △채용 대상 확대 등이 담겼다.
기아 노사가 추석 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에 실패했다. 사진은 기아 양재 사옥./사진=기아 제공
일반직(사무‧연구직) 성과연동제 시행 조항이 단체협약 부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성과연동 임금제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아 노조는 "불공정한 성과 평가의 결과에 따른 임금 차별 지급, 호봉제를 폐지하기 위한 성과연동제 도입 시도"라며 반발한 바 있다.
다만 성과연동 임금제는 임금 합의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이제는 일반직 전체가 적용 대상이 됐다. 일반직 성과연동제는 고과 등급에 따라 4단계로 기본급 인상액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당초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하던 제도였지만 이번 합의로 사원·대리급 일반 사무직에도 확대 도입된다.
르노코리아 역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와 사측은 임금 인상률과 임금 피크제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날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6일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10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는 부산 공장에서 주·야간조 각각 6시간씩 파업을 이어왔다.
앞서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6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신차 '그랑 콜레오스' 성공 출시금 30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잠점합의안 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최종 부결된 바 있다.
파업으로 인해 현재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은 사실상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이번 파업으로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출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랑 콜레오스는 누전 계약 1만7000대를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예정대로라면 이달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고객 인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른 시일 내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