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일부 정책금융상품에 금융당국 규제 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70대 이상 고령층에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강훈식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공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0대 이상 차주에게 40년 만기 그린보금자리론 대출상품이 실행됐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9월 출시됐다. 녹색건축인증 2등급 이상을 받은 경우 연령 무관하게 최장 40년 만기·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제공한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꼽히면서 주금공은 올해 1월 만 34세 이하(만 39세 이하 신혼부부)에 대해서만 만기 50년 주담대를 실행할 수 있도록 보금자리론 업무처리 기준을 개정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기준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을 살피면 만기 40년 주담대의 경우 채무자가 만 39세(만 49세 이하 신혼부부)이거나 담보주택이 2등급 이상 녹색건축물인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즉 담보주택이 2등급 이상 녹색건축물에 해당할 경우 연령 무관하게 40년 만기 그린보금자리론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달 기준 40년 만기 보금자리론 대출 현황을 보면 60대 이상이 19건(48억 원), 70대 이상이 1건(1억 원)이다. 30년 만기의 경우 60대 이상이 16건(36억 원), 70대 이상이 5건(11억 원)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시중은행들에 대해 대출기준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거나 만기 40년 초과 주담대에 대해 만 34세 이하 등 연령 제한을 신설했다.
다만 주금공 그린보금자리론에는 이러한 강화된 대출 기준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이 60대에 실행됐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데 그 후 새롭게 출시된 상품에서 고령자에게 장기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집행된 문제가 또다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곳에 적정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집행기관인 주금공은 물론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의 본래 목적에 맞게 세밀하게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주금공은 현재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을 개정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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