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전력기기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주를 늘리고 있다. AI(인공지능) 시장 확대로 인해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수주를 꾸준히 확보하면서 5년치 이상의 일감을 쌓은 상태인데 앞으로도 공략을 이어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6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917억 원보다 68.8% 증가했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를 검사하고 있다./사진=효성중공업 제공
HD현대일렉트릭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38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052억 원) 대비 222.1% 급증했다. LS일렉트릭은 203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1867억 원보다 8.9% 늘어났다.
효성중공업도 상반기에 1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998억 원보다 19% 증가했다.
전력기기 3사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해외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해외 프로젝트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만큼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력기기업체들은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맞춰 글로벌 수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공략했던 북미 시장을 넘어 유럽·아프리카 등으로 수주 영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성과를 올렸다. 지난 5월에는 영국에 821억 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스웨덴에도 662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도 아프리카, 유럽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6월 428억원 규모의 모잠비크 전력망 강화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7월에도 노르웨이에서 304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수주했다.
LS일렉트릭은 베트남 저압 전력기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력기기업체들의 해외 수주 공략 성과를 올리면서 일감도 크게 늘어났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기준 7조902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해 지난해 말 5조3775억 원보다 31.8%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부문에서 4조6740억 원의 수주잔고로 지난해 말 3조7184억 원 대비 25.7% 늘었다.
LS일렉트릭도 2조6080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여 2023년 말 2조1911억 원보다 19% 증가했다. 전력기기 3사 모두 5년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전력기기업체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향후 10년간은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수주를 늘려 안정적인 실적도 챙긴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보급 확대,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증대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다”며 “북미는 물론 유럽 등에서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일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