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120년이 넘은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을 달성했다.
그것도 한 경기에서 '3홈런 2도루'를 몰아서 했고, '6안타 10타점'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으로 MLB를 자신이 주인공인 만화의 배경으로 만들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의 믿기 힘든 성적을 냈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 3개, 도루 2개를 보태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50-50을 달성했다.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던 오타니는 단번에 50-50 고지를 넘어 51홈런-51도루를 기록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40-40은 호세 칸세코,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알폰소 소리아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등 5명이 달성한 바 있으나 50-50까지 이룬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창조했을 뿐 아니라 불멸의 대기록을 작성한 '7억달러의 사나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경이적 활약을 앞세워 마이애미를 20-4로 완파했다.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의 16안타 가운데 6안타, 20점 가운데 10점을 홀로 책임졌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멀티 홈런-멀티 도루를 기록한 것은 개인 최초다. 또한 5안타 이상에 멀티 홈런과 멀티 도루를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다. 한 경기 10타점은 메이저리그 역대 16번째이며 다저스 선수로는 최초다. 그저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기 승리로 다저스는 시즌 전적 91승 62패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를 확보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며,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오타니는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됐다.
오타니가 마이애미전에서 시즌 50호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SNS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1사 1, 2루가 된 다음 1루 주자 프레디 프리먼과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하며 3루를 훔쳤다. 이 도루로 시즌 5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2회초에는 2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쳐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곧바로 2루를 훔쳐 시즌 51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3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는 2사 1, 3루에서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때려냈다. 이 때 3루까지 뛰다 아웃됐는데, 만약 3루타를 만들었다면 '사이클링 히트'도 작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홈런을 3개나 날렸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6회초 4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때렸다. 시즌 49번째 홈런이었다.
이제 50-50 대기록까지 홈런 한 개만 남겨뒀는데, 팬들이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타니가 마이애미전에서 시즌 50호 홈런을 날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50-50을 달성했다. /사진=LA 다저스 SNS
7회초 2사 2, 3루에서 맞은 5번째 타석. 상대 투수의 폭투로 3루주자가 홈인해 2사 3루로 바뀐 다음 마이애미의 불펜투수 마이크 바우만의 4구째 너클 커브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50번째 홈런이자 50-50 고지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9회초 2사 1,2루에서 다시 오타니의 타석이 돌아왔다. 이미 항복 선언을 한 마이애미는 투수가 아닌 야수 비달 브루한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대기록을 달성한 오타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브루한이 던진 구속 110km짜리 느린 공을 오타니는 가볍게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 3번째 홈런이자 시즌 51호 홈런으로 10타점을 채우는 피날레 한 방이었다.
51홈런-51도루가 오타니의 시즌 최종 성적도 아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뒀다. 오타니가 앞으로 홈런과 도루를 몇 개 더 보탤지 모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