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캡처 |
[미디어펜=이상일 기자]'부평 묻지마 커플폭행 사건'과 관련, 경찰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하면서 말바꾸기에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4시30분께 인천경찰청 출입 방송기자들에게 이 사건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부평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 부모의 영상보도 자제 요청이 있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기자가 피해자 측에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보도 자제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기자가 이날 오전 인천경찰청 홍보실에 전화를 걸어 피해자 측 주장을 전달하자 홍보실 직원은 "피해자 측 부모가 아니라 피의자 측 삼촌이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직원은 "오후 3시30분쯤 전화를 걸어왔다"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했지만, 피해자와 피의자 측 누구도 경찰에 보도 자제 요청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천경찰청 홍보실에서 사건이 크게 부각돼 공분이 일자 자체적으로 사건의 반향을 줄이려고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거짓 해명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사건이 지나치게 커져 인천이 마치 범죄 도시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 같아 자제 요청 문자 메시지를 방송사에만 보냈다"며 "거짓말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홍보실 직원이 방송사 기자의 확인 전화에 당황해 재차 피의자 삼촌이 요청했다고 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폭행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거짓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3일 한 통신사 기자가 사건을 직접 수사 중인 인천 부평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취재를 하던 중 "피의자들을 검거했느냐"고 묻자 담당 형사팀장은 "아직 못 잡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같은 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피의자 4명 가운데 1명을 전날(22일) 오후 11시30분께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형사팀장은 "언론 대응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몰랐다"며 "지방청에서도 오후에 보도자료를 낸다며 사건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형사팀장은 사건이 알려지기 전 한 방송기자의 취재 요청에 대해 "아주 나쁜 애들이 아닌 것 같다. 그냥 술 먹고 그렇게 된 거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라고 말해 가해자 측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