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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에서 이기는 법, "돈 혹은 거버넌스"

2015-09-26 09:0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자유경제원은 ‘해외칼럼’ 게시판을 통해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리와 관련한 양질의 글을 요약․번역, 제공하고 있다. 본 글은 대니얼 카우프먼(Daniel Kaufmann)의 논문(“Explaining Success at the World Cup: Money or Governance?,” Brookings, July 07, 2014)을 요약 번역한 내용이다. 이 글은 월드컵 우승과 돈의 관계, 성공적인 축구 매니지먼트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밝히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역자는 전예린 자유경제원 인턴이다. [편집자주]

월드컵에서 이기는 법: 돈 혹은 거버넌스?

FIFA가 수년간 부정부패 스캔들로 얼룩져왔던 사실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다. 이 문제는 제프 블래터가 FIFA의 회장을 지속적으로 역임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이는 FIFA가 국제스포츠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적인 면에 있어서 많은 나라들에 뒤쳐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0 남아프리카 월드컵 때 언급했던 것처럼, FIFA는 개최국에게 발전을 안겨주는 대가로 수백억의 이익을 남기는 기관이다.

다행히 FIFA의 경영구조 문제점이 월드컵의 흥미를 앗아가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경기가 흥미진진했으며,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심지어 미국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NBA 결승전보다 더 많은 온라인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결국엔 돈이 전부라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 FIFA 회장의 권력 유지와 부정부패를 포함한 많은 부분이 돈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과 돈이 정말로 관계가 있을까?

돈이 항상 모든 것의 원인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기관은 월드컵 우승은 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금융회사 ING가 국가대표팀들의(선수 모두의 시장가치를 합한) 화폐시장가치를 이용해 가장 가치가 높은 팀인 스페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가치는 10억 달러에 가까웠다.

아니면 혹시 다른 방면에서 돈이 중요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그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발전되어 있는지, 팀의 매니저가 얼마나 많은 급여를 받는지, 혹은 국가대표팀이 외국 감독을 선임해올 능력이 되는지의 여부 말이다. 우리는 카타르가 그랬던 것처럼 석유 부자 국가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상위권 유럽 축구팀을 매입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하지만 석유 부자 국가들의 축구팀은 왜 월드컵에서 성공하지 못할까?

   
▲ 몇몇 사람들은 결국엔 돈이 전부라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 FIFA 회장의 권력 유지와 부정부패를 포함한 많은 부분이 돈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과 돈이 정말로 관계가 있을까?/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제비 뽑기의 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32개국을 8개의 그룹으로 배정할 때,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나라는 “죽음의 조”에, 다른 나라는 비교적 쉬운 상대가 있는 팀에 배정되었다고 불평했다.

통계에 의하면 16강 진출의 조건에 돈이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 못했다. 팀의 화폐적 가치나 팀 매니저의 급여는 중요치 않았던 것이다. 다른 변수들을 통제했을 때, 그 나라의 인구나 경제력 역시 영향력이 없었다. 천연자원이 많은지의 여부도 팀의 실적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코스타리카가 부자나라 이탈리아를 일찍 집으로 돌려보낸 것, 고액의 연봉을 받는 축구 강대국 영국,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이 조기 탈락한 것을 본 사람들은 돈이 월드컵의 승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거버넌스의 중요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이 월드컵 승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도대체 중요한 건 무엇일까? 통계분석에 따르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민주주의 거버넌스의 질이다. 시민의 능동적 참여 유무, 다시 말해 시민사회공간과 정치적 자유,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월드컵 참여 국가 중 시민의 능동적 참여 가능성이 상위권인 국가는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70%나 됐다. 반면에 하위권 국가들의 가능성은 30%에서 그쳤다.

둘째, 홈 그라운드의 이점(home field advantage)과 얼마나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하는지 여부 역시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래의 그래프를 참고하라.

   
▲ <표> 팀승리에 홈 그라운드의 이점(home field advantage)과 얼마나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하는지 여부가 영향을 끼치는가?

두 요소는 동전을 던져 어떤 면이 나올지 맞히는 것처럼 서로 연관 되어 있다. 이를테면, 동전의 앞면은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 뒷면은 시민의 능동적인 참여 환경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운 언론, 열정적인 팬과 마찬가지로 시민의 권한과 참여 역시 축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두 가지 모두 종합적으로 국가대표팀에게는 큰 힘이 된다.

러시아, 카메룬, 온두라스, 그리고 이란이 일찍 탈락하고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스위스와 미국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버넌스가 월드컵 16강 진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거버넌스 하나만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는 없다. 팀 단계에서의 거버넌스 역시 매우 중요하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너머, 팀 전체의 단합과 훌륭한 거버넌스만이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코스타리카, 칠레, 프랑스, 그리고 미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수한 거버넌스를 보여주었다.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나의 승리, 뒷면이 나와도 나의 승리

월드컵에는 운이라는 요소도 작용을 한다. 브라질의 유명한 축구선수 네이마르의 부상이 브라질의 운명을 바꾼 것처럼 말이다. 심판의 오심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운은 앞서 이야기한 “제비 뽑기 운”과는 다르다. 동점대일 때의 승부차기에서 이 “동전 던지기 운”이 작용한다. 아페스테구이아와 팔라시오스-후에르타가 에 기고한 글에 의하면 국제 축구 경기 3천 개의 패널티킥을 분석해본 결과, 패널티킥을 먼저 차는 팀이 60%의 확률로 이긴다고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패널티킥을 먼저 차는 팀이 이길 확률이 66.6%나 된다.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패널티킥은 복권과 같다고 했다. 복권보다는 납을 박아 유리한 숫자가 나오게 만든 주사위 같다고도 한다.

간단한 구조적, 정책적 결과

이는 우리에게 두 가지 깨달음을 준다. 하나는 동점일 때 승패를 가리는 방법을 보다 공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적인 거버넌스와 열렬한 축구팬이 성공적인 축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더 크게 보면,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수억 원을 보내는 것, 천연 자원이 많은 것,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발전이 반드시 이익이 되리란 법은 없다는 것이다. 석유부자국가의 대표팀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결국 성공적인 거버넌스가 승패를 좌우한다. /대니얼 카우프먼

(이 글은 자유경제원 홈페이지, ‘해외칼럼’ 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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