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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끝났다" 망언한 토트넘 선배, 팬·언론 강한 반발 "캡틴 손흥민은 여전히 최고 선수"

2024-09-24 10:08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선수 출신으로 축구 전문 패널로 활동 중인 제이미 오하라(38)가 "손흥민은 끝났다"고 '억까'를 했다가 팬들과 언론의 강력한 반발 역풍을 맞았다.

오하라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팟캐스트 방송 '토크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오하라는 "손흥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 손흥민이 전성기를 지나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팬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가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제대로 된 팬들이라면 말이다"라며 "파이널 서드에서의 퀄리티가 사라졌다. 손흥민은 예전만 못하다. 33세(실제는 32세)인 손흥민이 돌파를 할 수  있을까?"라고 최근 손흥민의 기량 저하를 지적했다.

손흥민이 브렌트포드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비장한 표정으로 관중들의 격려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2도움 활약으로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그는 이어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였고, 믿을 수 없는 (정도의 활약을 한) 선수였다.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였다"고 손흥민의 전성기 활약을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지금 손흥민을 보면 그때의 예리함과 날카로움이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손흥민을 비판했다.

'손흥민을 주전에서 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뺄 수는 없다. 브레넌 존슨의 경우는 아니지만 왼쪽은 그렇다. 새로운 레프트 윙어를 찾아야 한다"고 손흥민을 대체할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손흥민이 오하라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는 극히 의문이다. 오하라의 발언이 나온 시점이 21일 밤 열린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토트넘-브렌트포드전 이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브레넌 존슨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고, 제임스 매디슨의 쐐기골도 도왔다. 토트넘이 3-1로 승리를 거두고 리그 2연패에서 벗어나는 데는 손흥민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골키퍼까지 제치고 좋은 골 기회를 맞았으나 잠시 멈칫하다가 커버 들어온 수비 때문에 슛을 못하는 아쉬운 장면을 한 차례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로 찬스 제조에 집중하며 키패스를 7번이나 하는 등 승리의 주역으로 손색이 없었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공식 선정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뽑혔고, 각종 매체의 평점에서도 최고의 평가가 쏟아졌다. 이런 손흥민을 향해 오라하가 "끝났다"는 식의 비판을 한 것은 '억까'로 받아들여진다. 앞선 아스널과 4라운드에서 손흥민이 부진했을 때라면 모를까, 이번 브렌트포드전 후 가한 악평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손흥민이 브렌트포드전에서 매디슨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2도움 활약으로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당장 토트넘 팬들부터 반발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홋스퍼HQ'는 24일 "전 토트넘 선수(오하라)가 손흥민이 끝났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했다. 그는 스퍼스 팬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오하라에게 일침을 가했다.

홋스퍼HQ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인상적으로 출발했다. 그럼에도 토트넘 미드필더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면서 "토트넘은 드디어 승리의 기세를 되찾았다. 홈에서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편안하게 경기하며 3-1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 레전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캡틴 손흥민은 32세임에도 여전히 강한 체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손흥민을 칭찬했다.

또한 "손흥민은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공격포인트를 4개(2골 2도움)로 늘렸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할 것도 없이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클럽의 레전드다. 오하라가 보여준 무례함으로 그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오하라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홋스퍼HQ는 "선수들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기량이 떨어진다. 반대의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손흥민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으로 뛰고 있다. 그가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이유는 토트넘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손흥민은 최소한 몇 년 더 토트넘의 캡틴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손흥민을 적극 옹호했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HITC도 오하라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HITC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10도움(지난 시즌 손흥민 성적)을 기록한 선수가 끝장났다고 말한다면 나머지 토트넘 선수단에게는 행운을 빌 뿐"이라고 오하라의 지적을 비꼬면서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을 존경하고 있다. 브렌트포드전 활약에서 알 수 있듯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몇 달 동안 팀에서 빠진다면 오하라 같은 사람들도 그가 얼마나 중요한 선수였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로 오하라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반박했다.

오하라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자기 모순도 저질렀다. 손흥민을 열심히 비난하면서도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뺄 수는 없다"고 해 손흥민이 끝났다고 한 말을 스스로 부정한 셈이다. 오하라는 손흥민을 비난하면서 주목은 받았지만, 역풍을 자초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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