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은 24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 및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과 관련 규제대응 등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참여기관들이 저리에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식에는 이복현 금감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자리했다.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회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탄소중립 달성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전환은 전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자금력과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중소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현 세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경제의 성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산업계와 금융계가 힘을 합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금융권 수장들도 당국과 뜻을 같이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오늘 협약이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KB금융은 대한민국 경제와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한금융은 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의 실천 의지를 담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고객과 사회에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중소기업이 선제적으로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탄소배출비용 및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중소기업과의 상생금융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저탄소 경제 전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ESG 활동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생활마저 변화시키는 심각한 위협 요소로, 미래세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라며 "이번 업무협약은 중소기업들의 저탄소 전환을 이끄는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삼성전자와 금융권의 이번 협약은 산업과 금융 분야가 함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농협금융은 중소기업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서비스, 상품, 사회공헌 등을 통해 다양하고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은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 투자 등에 총 2조원을 저리로 내어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예치금 1조원과 금융사의 자체자금 1조원을 재원으로 하는데, 업체당 20억원을 내어줄 경우 약 1000개의 중소기업이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기금을 5대 은행에 분산 예치하고, 예치이자를 재원으로 협력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투자 등을 위한 대출이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자금목적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할 경우, 기존 대출상품 우대금리(0.5~1.7%포인트)에 추가 감면금리로 2%p를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녹색분류체계에는 부적합하더라도, 탄소저감 또는 중대재해 예방 효과 등이 있는 경우 기존 대출상품 우대금리에 감면금리로 1%p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5대 은행과 삼성전자는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탄소감축 및 중대재해 예방 등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당국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로 중소기업의 탄소배출량이 연간 85만t 절감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오는 2026년 시행될 경우 부담할 수 있는 탄소배출비용 절감액이 중소기업당 연간 9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감면금리로 절감할 수 있는 이자비용이 연간 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경제 전반적으로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통한 지속가능성이 제고되고, 기업 측면에서는 선제적 글로벌 규제 대응, 탄소배출비용 및 금융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다음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현 세대의 책무이므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은 대기업-중소기업-금융권간 기후위기 대응 협력 확산을 위해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국내 금융권이 탄소중립 및 저탄소 전환 분야에 필요한 자금이 적재적소에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