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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독대 불발에 ‘중재 정치’도 빈손 위기

2024-09-24 16:20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안한 ‘독대’가 불발됨으로써 한 대표의 ‘중재 정치’도 위기를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재 정치가 성과를 거두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원활한 당정관계가 꼽히지만, 윤 대통령과 관계 악화는 물론 계파갈등의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24일 오후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윤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다. 앞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찬 전 ‘독대’를 요청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의료개혁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추후에 협의하겠다”라며 한 대표의 독대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이날 지도부와 함께 만찬을 가지는 것에 그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2024.7.23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독대 거부는 향후 한 대표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분석된다. 당정관계 재정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 대표가 성과보다 대통령실과 불화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독대’ 불발의 책임이 한 대표에게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이 독대가 결정되기 전 이를 언론에 알린 탓에 만남이 불발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언론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친윤인 권성동 의원은 “한동훈 대표의 언론 플레이가 너무 잦다. 독대를 요청했다는 것을 알린 것은 '내가 무슨 말을 했다는 것'에 방점을 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SNS를 통해 "차기 대권을 위한 내부 분열은 용인될 수 없는 때"라며 한 대표를 겨냥해 쓴소리를 더했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독대에 대한 정보를 유출한 적 없다고 해명하며 윤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안에 대한 논의 없이, 식사만 하는 보여주기식 회동은 실효성이 없다고 반발했다. 

독대 불발을 두고 책임공방에 더해 계파갈등의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은 성과 없는 ‘빈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동훈표 중재 정치도 위기를 맞을 것으로 관측됐다. 한 대표는 취임 후 주요 현안마다 중재자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확보했다. 의료공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주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같은 한 대표의 중재 정치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독대 불발로 당정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친윤계의 협조도 얻기 어려워 지고 있어 중재자로서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여겨진다. 

야권은 한 대표의 중재 정치에 실효성을 질타할 채비에 분주하다. 박주민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부디 밥 먹고 사진만 찍지 말고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실패하면 그 책임은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 대표로부터 의료대란 해소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정부가 빠진 여야의협의체 구성을 화두로 던지기도 했다. 따라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만찬을 빈손으로 끝낼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짐과 더불어 선점했던 이슈 주도권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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