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독대 성사 여부를 놓고 이번 주 내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되면서 당정 관계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의 만찬 이후 한동훈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로키' 대응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제는 앞으로다. 해결을 기약하기 힘든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은 뒤로 하더라도 야당의 집중 공세가 윤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및 가방 수수 의혹에서 지난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악화일로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로 '김여사 리스크'가 악화될수록 윤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의 균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9.24 /사진=대통령실 제공
한 대표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또는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無)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국민 보시기에 우리와 정부·여당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실천하자"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민만 바라보고 선민후사 정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실천하자는 말씀도 드린다"고도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무지성으로 지지한다는 오해를 받아선 안 된다'고 언급한 것이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6일 공개적으로 "최근에 김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면서 "야당 지지자들이 김 여사를 공격하는 것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지지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친한계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또한 SBS라디오에 나와 "당과 용산 간 생각의 괴리가 커지면 국민이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줄고, 대통령과 여사와 관련된 여러 이슈를 당이 방어하고 컨트롤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빨리 두 분이 다시 만나서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음 주는 당장 국군의날과 개천절 등 '퐁당퐁당 휴일'이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언제 수락할지, 만나서 어떤 긴밀한 논의를 나누느냐에 따라 당정 갈등이 봉합될지 더 커질지 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