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26일 필리핀 공군이 운용하는 FA-50PH 항공기에 대한 PBL(성과기반 군수지원)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한국이 해외에 수출한 항공기에 대한 최초의 PBL 사례다.
피치블랙 훈련에 참가한 한국 공군 F-15K와 필리핀 공군 FA-50PH가 8월 31일 호주 다윈기지 상공에서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사진=KAI 제공
필리핀은 2014년 FA-50PH를 12대 구매해 2015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2017년에는 마라위 전투에서 활약하며 실전 경험을 달성했으며, 필리핀 현지에서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사업 규모는 1년간 약 270억 원이다. 수리 부속의 소요산정·획득·정비·수송·재고관리 및 항공기 운영을 위한 기술지원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입증하면 향후 규모 확대 및 다년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KAI는 이미 국내에서 2010년 KT/A-1 항공기 PBL 계약을 시작으로 T-50 계열, 군단급 UAV, 수리온 계열 등 다양한 항공기의 PBL 사업을 수행해 관리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통상 30~40년 이상을 운영하는 항공기는 후속지원의 비중이 항공기 획득 비용의 2~5배에 이른다. KAI는 이번 계약을 통해 FA-50PH의 제작사로써 총 수명 주기 간 후속지원을 책임질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해외 PBL 사업이라는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했다.
KAI는 15년간 쌓아온 국내 후속지원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필리핀 PBL 사업의 성공적 이행은 물론 향후 T-50계열 항공기가 수출된 다른 국가와의 PBL 계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호주에서 실시된 연합공중훈련인 피치블랙에서 FA-50PH는 훈련 기간 동안 뛰어난 기체 기동성능을 보여줬으며, 현지에서 이뤄진 KAI의 정비 지원을 통해 100%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필리핀 공군은 KAI의 항공기 성능뿐만 아니라 후속지원 능력에도 높은 신뢰를 갖게 됐다.
강구영 KAI 사장은 “안정적인 PBL 후속지원은 전력 향상을 도모하고 운영 비용도 절감함으로써 고객과 업체 모두에게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라며 “이번 해외 첫 PBL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항공기 수출부터 후속지원, 재수출로 이어지는 고객 만족 순환구조의 발판을 마련하고 타 국가와의 계약에도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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