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경쟁적 협력 관계를 지향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 모습이다.
10.16 재보궐선거를 놓고 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두고 양측이 강하게 맞붙으면서 '우당'(友黨) 관계를 자임했던 민주당-혁신당 관계가 선거 이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 27일까지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 모두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 금정구정창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민주당 부산시당은 금정구청장 야당 후보 단일화 문제를 중앙당에 위임한 바 있다. 민주당은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류 후보의 사퇴가 선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조직부총장이기도 한 황명선 재보선지원단장은 지난 27일 황정아 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할 이번 보궐선거를 민주당 금정 후보 깎아내리기로 시작한 조국혁신당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결국 후보 등록일까지 온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미 혁신당 내부 여론조사를 통해 김 후보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했으리라 본다. 굳이 형식적인 단일화 공방이나 여론조사를 거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김 후보의 등록 철회를 통한 단일화를 촉구한다"며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 말고, 국민의힘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하자. 그러려면 ‘우리가 앞장서 싸울 테니 당신들은 뒤로 빠져 있어’ 같은 무례한 소리는 거두길 바란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초 지난 25일 열리기로 했던 김 후보와 류 후보 간 야당 후보 단일화 협상은 민주당 측의 요청으로 불발된 바 있다.
양당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서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고 조국혁신당은 주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정책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늦어도 투표용지 인쇄 시점은 다음 달 7일 이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당 인사 사이에서는 또 다른 '격전지'인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현지에서 '월세살이'를 둘러싼 SNS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상진 조국혁신당 홍보위원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광 호텔 한달살이 vs 영광아파트 한달살이. 같은 한달살이도 이렇게 다르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자료사진)/사진=더불어민주당
현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영광 현지의 한 아파트에서 월세살이를 하면서 현지 민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 위원장은 해당 게시물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역시 똑같이 '한달살이'에 들어간 민주당 측 인사를 저격한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자 "대표는 에어컨도 없는 아파트, 나는 호텔. 뭐가 문제냐"며 자신의 이야기라고 해명에 나섰다.
정 위원장의 게시물에 대해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성급 호화호텔에서 산다. 작지만 깨끗해서 추천한다"며 자신이 묵고 있는 숙소 상호를 공개했다. 해당 숙소는 온라인 최저가 6만원 대의 금액에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간 '호남쟁탈전'은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장현 조국혁신당 영광군수 후보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했다며 지난 27일 명예훼손 혐의로 장 후보를 전남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