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항공업계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내 서비스 강화를 통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기내식, 와이파이 제공 등 사용자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단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한' 여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항공업계의 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기내 인테리어에 큰 변화를 줬다. 대한항공 787-1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올해 787-10을 시작으로 향후 신기재에 적용할 새 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 '프레스티지 스위트 2.0'는 사실상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좌석 위쪽은 개방된 형식이다. 좌석 등받이를 180도 눕혀 침대처럼 활용할 수도 있으며, 좌석 시트 길이는 기존보다 길어진 78인치(약 198㎝)이며 좌석 간 간격은 46인치, 좌석 너비는 21인치로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또 승객 편의를 높이는 요소도 곳곳에 배치했다. 팔걸이 옆 개인용 공간을 확장했고, 기존 일등석에 장착됐던 24인치 모니터와 4K 고해상도 화질, 기내 엔터테인먼트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을 지원했다. 또 기존 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과 달리 일행과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는 배치를 반영해 선호에 따른 좌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사진=대한항공 제공
A321-neo에는 국내 최초로 소형기 비즈니스석에도 180도 평면 좌석을 장착했다. 일본 등 단거리 노선을 이용할 때도 편안히 누워 갈 수 있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도입되는 신형기에는 기내 와이파이도 대부분 적용할 계획이다. 탄소복합 소재를 적용한 신기술로 기내 압력을 비교적 지상에 가깝게 유지하고 기내 습도를 기존보다 높이는 등 세심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채식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초 전통 한식에 기반한 한국식 비건 메뉴를 개발해 노선과 계절에 따라 다른 메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레스티지 클래스 승객 대상으로는 기내식 사전 주문 서비스도 도입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일반석에 기내 셀프 스낵바를 도입, 객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간식을 취식할 수 있도록 제공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기내간식 서비스를 리뉴얼함해 서비스 품질을 한층 높였다. 셀프 스낵바는 미주, 유럽 등 일반석 장거리 노선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다.
제주항공은 사전 기내식 주문 시간을 개편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에는 출발 72시간 전까지 주문이 가능했지만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출발 24시간 전까지 주문이 가능케 했다.
지난해에는 성인 동반 없이 혼자 이용하는 어린이 승객(UM) 돌봄 서비스도 개선했다. 새롭게 선보인 '어린이 안심 케어 서비스'는 국내선 만 5세이상 만 13세 미만, 국제선 만 5세 이상 만12세 미만이 대상이며 카운터부터 탑승까지 동반, 우선 탑승, 기내식(국제선 한정) 및 굿즈 제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항공은 기존 고객센터를 통한 유선 예약에서 온라인 예약으로 전환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국적항공사 중 성인 비동반 어린이 승객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항공사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진에어는 탑승객을 위한 기내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탑승객을 위한 '이벤트 플라잇'은 진에어의 기내 특화 이벤트팀 '딜라이트 지니' 소속 객실 승무원들이 매월 선정된 이벤트 항공편에 탑승해 승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내 특화 서비스다.
내달 4일 인천~푸꾸옥 비행에서는 마술 공연 이벤트, 9일 인천~푸켓 비행에서는 한글날 기념 한글 이름 승객을 대상으로 캘리그라피 이벤트를 진행한다. 18일 인천~괌 비행에서는 노래 공연, 25일 부산~삿포로 비행에서는 '승무원을 이겨라 가위바위보'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OTT 및 구독 서비스와 제휴 프로모션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OTT 플랫폼의 발달과 함께 개인 기기에 각자 원하는 콘텐츠를 저장해 기내에서 감상하는 승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해당 서비스는 스스로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은 인터넷 연결이 없는 환경에서도 이스타항공의 모바일 앱을 통해 기내 편의 정보를 제공하는 '비행기모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탑승객은 기내에 비치된 책자를 이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기내 면세품을 비롯해 기내식, 식음료, 굿즈와 기내 배송 서비스 '별별배송' 등의 상세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 가능하다. 또 비행기 모드 내 국가별 출입국 신고서 작성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어린이 안심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제주항공 제공
이스타항공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기내 의사소통 카드(AAC 그림 카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의사소통 카드는 기내 서비스와 비행 관련 질문 등 탑승객들이 자주 문의하는 내용을 비롯해 비정상 상황 시의 안내 등 총 24개 항목으로 제작됐다. 청각 장애인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등 도움이 필요한 승객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의사소통 카드를 통해 장애인은 물론, 외국인과 일반 승객도 기내에서 더욱 편리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내 편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LCC 중 최초로 기내 모니터를 통해 VOD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에어서울은 국제선 전 노선에서 최신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등을 상영한다. 고객들의 선호도에 맞춰 꾸준히 컨텐츠가 업데이트 돼 동남아 등 중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닌텐도와의 제휴를 통한 '닌텐도 스위치' 대여서비스나,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S 무료 대여 서비스 역시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순히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 고객들은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목적지까지 가길 원한다"면서 "와이파이, OTT, 좌석환경 등 기내 서비스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항공사들의 기내 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점점 기내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