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쩐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공개매수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 쟁점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관련 법원의 결정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사진=각사 제공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를 앞세운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이 측 연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보유 수준은 최윤범 회장측이 34.01%, 영풍 장형진 고문측이 33.13%로 비슷한 상황이다.
영풍은 사모펀드 MBK와 손을 잡고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 매수해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MBK는 지난 26일 공개 매수가를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렸다.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주가가 70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기관투자자 등을 유인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MBK는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가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인상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MBK측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고려아연 의결권 3.7%를 차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번 경영권 분쟁의 판세를 가를 키는 법원이 쥐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심문을 거쳐 오는 2일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지난달 19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공개 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기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운용 지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특수 관계인지 여부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 매수 기간에 공개 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 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만일 자사주 매입이 허용되면, 그동안 뚜렷한 대항 공개매수 방안을 내놓지 못했던 고려아연의 최 회장에게 강력한 방어 수단이 생기는 셈이다. 이 경우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법원이 영풍의 손을 들어 주게 되면 최 회장은 그동안 확보한 우군을 동원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는 게 유일한 방안이다. 최 회장측은 일가 전체가 나서 자금 확보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FI)나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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