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전력 효율성을 높인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능 고도화에 따라 늘어나는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삼성 QD-OLED를 탑재한 레퍼런스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포스트 프로덕션 '피니시 라인'의 영국 스튜디오 전경./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력 효율성을 위해 소비 전력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인자를 없애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저전력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에서 MFD(Multi Frequency Driving)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단일 화면에서 선택적으로 여러 주파수를 적용해 패널 소비 전력을 낮추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의 '에코스퀘어 OLED 플러스'도 소비전력을 줄인 제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편광판 기능을 내재화해 광효율을 향상시켜 이전 기술 대비 투과율이 1.6배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용 8.6세대 OLED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8.6세대 투자를 통해 AI 시대에 발맞춰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IT용 8세대 OLED 유리원장은 기존 6세대에 비해 약 2.2배 크다. 원판 면적이 크면 생산 효율성이 향상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뿐더러 전력 효율성도 높아진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사업부장(부사장)이 최근 열린 'IMID 2024' 개막식에서 "최소 하루 이상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 저소비전력,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생생한 화질, 대화면이면서도 휴대성 높은 디자인이 AI시대 디스플레이의 필수 조건"이라고 언급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관련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주력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아 장수명, 고휘도를 구현한다. 기존 1개 층인 OLED 패널 대비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보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라이트 방식의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스플레이 소비 전력이 크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OLED 기술 개발에서 소비전력을 더 줄여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I 탑재 기기들의 기능이 고도화할 수록 많은 연산 기능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다"며 "이에 따라 시장에선 소비 전력이 낮으면서 뛰어난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를 갖추는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도 매년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연간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2021년 7%, 2022년 9%, 지난해 11%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IT용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밝히진 않았다. 지난해 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에 당장 설비 투자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최근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IT 투자에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량은 11억 2000만대로, 전망치(9억 4000만대)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수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저전력·고화질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