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현대모비스가 2일 미디어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글로벌 경쟁력 구축에 대한 R&D(연구개발)의 결실을 공개헀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65개의 신기술을 최초 공개하고 전동화와 전장분야에 대한 역량을 공유했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경./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국내 주요 언론사를 초청해 '2024 R&D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모빌리티 신기술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신기술 중 전장 부문의 기술은 총 21개로 향후 전동화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기존 현대모비스의 테크데이는 고객사를 비롯해 관계자에게만 진행되던 행사다. 이번에 공개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현대모비스가 신기술에 대한 경쟁력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테크데이가 진행된 의왕연구소 전동화연구동은 차세대 전동화 기술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시설로 기능하며 지난해 말 준공된 시설이다. 연구소는 연구개발을 포함해 시험과 평가, 품질분석 등 전동화 핵심부품 개발을 모두 담당하는 동시애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기술은 전동화와 전장, 안전, 램프 등 총 65개다. 주요 핵심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15개의 기술은 세계 최초 공개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 엔지니어링 실장은 "현대모비스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많은 인력 충원과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독자적 기술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며 "글로벌 OE에도 수주를 이어가면서 자동차 사업에 있어 신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위치까지 성장했다"고 말했다.
2일 현대모비스 미디어 테크데이에서 전시장을 찾은 관계자들이 기술을 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테크데이에서 현대모비스는 구동시스템과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시스템 등 전동화 핵심부품 3대 개발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 2011년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로 시작한 사업은 모터와 인버터를 아우르면서 전동화 주요 부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확보한 노하우로 AAM과 로보틱스에 특화된 전동화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지속된 수주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영국 실장은 "과거 계속했던 박람회에서 신기술들을 발표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듯 해마다 찾아오는 고객들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며 "우리(현대모비스)의 제품이 차량에 부착된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캐즘이라는 대외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곳 의왕연구소에서 수백여명의 연구진들이 차질 없는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경쟁력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상태로, 이번 R&D 테크데이에도 유럽을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들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발표된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가장 집중한 부분은 전장 부분이다. 65개의 기술 중 21개의 기술이 전장분야에 쏠린 만큼 전동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먼저 현대모비스의 3대 전동화부품 개발 전략 가운데 한 축인 구동시스템은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를 통합한 ‘3 in 1 구동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시스템을 소형화하면서 고효율의 전자기 설계와 오일냉각, 전력모듈 기술을 핵심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목적기반차량(PBV)이나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특화된 구동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배터리시스템도 열관리 안정화 기술을 중점으로 확보하고 있다. 열 전이를 지연시키는 것을 넘어 원천 방지하는 내열성·내화성을 갖춘 시스템 개발이 목표다.
또한 현재의 배터리셀-모듈-팩 형태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성 단계에서 모듈화를 건너 팩으로 직접 만드는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통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 밖에 차세대 배터리셀이나 폐배터리를 활용한 선행기술도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전력변환시스템은 전기차 충전용 통신 제어장치로 불리는 EVCC를 통합한 차세대 ICCU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박람회 등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핻졌다. 이를 통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스마트홈 기능을 연결하는 궁극적인 전기차용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주목 스위처블 시야각제어 디스플레이./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공개한 기술들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의 해외 수주를 적극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최대 탐지거리를 350m로 늘린 고성능 전방레이더 △악천후 기상 상황에도 인식 기능을 개선한 적외선 카메라 △차량 케어에 특화된 생성형AI △시야각을 넓힌 3D 디스플레이 등이다.
이중 적외선 카메라의 경우 모든 물체에 방사라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센서로 별도의 광원 없이 작동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야간 주행시에도 성능 저하가 적고 눈 덮인 도로나 안개가 짙은 상황에서도 인식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 가령 노면에 블랙아이스나 물웅덩이가 있더라도 학습된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기술은 자율주행 레벨 3정도가 될 시기에 맞춰 출시가 될 예정이다.
전동화 부품은 크랩주행이 가능한 인휠모터를 비롯해 △도심 운송에 특화된 소형트럭용 차세대 구동시스템 △고전력 밀도를 확보한 양방향 ICCU 등을 공개했다. 전기차 핵심 전력변환 변환 부품인 인덕터에 고가의 희소금속인 니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니켈프리 금속분말로 만든 코어장치, 초고속 배터리 충전 냉각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안전과 섀시분야도 에어백과 램프, 제동과 조향 등 주요 핵심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초 신기술을 선보였다. △충돌 시 뇌상해를 저감시켜주는 동승석 에어백과 △HD LED 적용으로 도로 위의 주변 상황들과 소통하며 적절한 정보를 표출하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3세대 회생제동시스템 △북미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혁신기술로 선정한 후륜조향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인포테인먼트에서도 안드로이드OS(운영체제)기반의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 스마트폰과 연결해 한정된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던 것과 달리 차량 자체에서 사용자 편의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이 가능한 것이다.
해당 기술은 OTA를 통해 자체 버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제품마다 특화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에 맞춘 제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