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상설특검 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고 기존 여당에도 있었던 특검 후보 추천 후보 권한을 배제한 것인데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김승원 의원, 박주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김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명의로 '대통령실 수사외압 등 권력형 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제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월 8일 국회에서 국정감사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8.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앞서 민주당은 전날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대표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대통령 또는 대통령 가족 의혹을 수사하는 사안인 경우 특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당 몫을 배제한다는 내용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설특검 개정의 핵심이다.
상설특검법은 지난 2014년 도입된 제도로 특별한 경우 별도의 특검법을 만드는 과정 없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이다.
기존 상설특검법은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명씩 추천해 총 7인의 특검후보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했다.
만약 여당 몫의 추천 권한이 사라지게 된다면 상설특검 추천 후보 중 4명은 야당이 추천하도록 바뀌게 된다.
민주당은 상설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제22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 등을 규정했다.
김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설특검은 수사기간이 60일이고 수사조직도 협소하다"며 "상설특검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김 여사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수사 대상으로 삼긴 어려울 거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을 재발의할 예정이다. 당은 상설특검을 이른바 '쌍특검법'의 보완재 역할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끝장 국감과 쌍끌이 특검(쌍특검법과 상설특검)으로 구린내가 진동하는 김 여사 게이트의 진실을 숨김없이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운데)와 박주민(오른쪽)·김승원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상설특검 특별검사수사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4.10.8./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상설특검법 개정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하고, '규칙 개정'이라는 꼼수를 동원해 상설 특검까지 추진한다"며 "특검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것은 특검 추천위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명시해 놓은 상설특검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민주당의 상설특검 추진에 "민주당의 상설특검법 규칙 개정안은 야당 직속의 또 하나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민생에 집중해야 할 제22대 첫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당 대표 방탄을 위해 국회 규칙 개정이라는 꼼수까지 동원해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드는 야당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