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국정감사장에 선 배달앱 수장들이 배달 수수료가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실효성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추후 상생협의체 회의에 진중하게 임할 것을 약속했고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갑질논란이 있는 약관에 대해 다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캡쳐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서비스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함께 이름이 거론됐던 전준희 요기요 대표는 증인 채택이 철회되면서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서는 배달앱들이 무료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중개 수수료율을 올리는 등 입점 음식점주들에게 배달비를 전가했다는 비판에 대해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쿠팡이츠에 대해서는 본사의 자본력을 바탕, 공격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배달 생태계를 교란해 입점업체를 괴롭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같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 대표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시행한 데에는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과 관련된 이유가 크다"며 "사업자, 상점주, 고객, 라이더 중 배달비에 대한 분담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중요한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무료배달을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방안을 묻는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쿠팡이츠는 업체 유일하게 포장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있으며 전통시장에 대해 수수료를 감면하고 있다. 추후 상생협의체를 통해 회의에 진중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에 올해의 영업이익과 함께 독일 모회사 배당 여부, 배당 규모 등에 대해 질문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 예상 이익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으며 배당 역시 주주와 합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어 한국 사업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묻는 질의에 대해 "장기적으로 한국 사업을 할 생각이며 한국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성공하기 위해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면밀하게 협의하면서 장기적으로 사업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의 '깃발광고'로 불리는 울트라콜이 업주 간 경쟁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현재 울트라콜에 관련한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지난해 경쟁 환경에 비추어 검토하고 있어 결론이 난 것은 없다. 적절하게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이 시장 우월적이고 권력을 남용한 불공정 조항을 만들어 시장에서 갑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데피트 대표는 "약관은 법적인 검토를 마쳤지만 다시 면밀히 위반사항이 있지 않은지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 계약 체결 등 갈등에서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발족한 자율 협의체다. 협의체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주요 배달플랫폼과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입점업체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영세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생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게 중기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배달의민족의 우리 가게 클릭이 굉장히 부당하다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고 중기부도 상생협의체에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배달플랫폼의 갑질 행위를 묵인·방조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오 장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의 문제를 다 챙기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있었다는 질타는 받을 수 있지만 방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쪽에 입장을 잘 전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점주에 최혜 대우를 요구해 공정위에 고발된 것에 대해 공정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오 장관은 "시장지배적인 위치를 반영해 영세소상공인의 부당한 문제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시정이 돼야 한다고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며 "만약 문제가 있어서 조사 이후에 처분이 돼 중기부에 넘어오면 저희가 의무고발 요청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틀 내에서 문제를 열심히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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