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조선업계가 올해 내내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일감을 늘려나가고 있다. 4분기에도 선별수주를 이어가면서 친환경 선박 위주로 수주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높은 선박이 수주잔고로 남아있는 만큼 조선업계는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177억8000만 달러, 총 160척(해양 1기 포함)을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는 135억 달러를 이미 넘어서 131.7%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3분기까지 총 30척, 약 57억 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따로 연간 수주 목표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지난해 수주 기록 35억2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삼성중공업은 총 22척, 49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 97억 달러의 51%를 채웠다.
3분기까지 조선업계가 안정적으로 수주잔고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선별수주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이미 대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를 진행해왔다. 이에 고부가가치 선박인 친환경선 위주로 수주잔고를 채울 수 있었다.
4분기 들어서도 이러한 선별수주 전략이 빛났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모두 일제히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4분기 들어 초대형 에탄운반선(ULEC) 2척, LPG운반선 2척, LNG 벙커링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 금액만 8814억 원에 달한다. 연간 목표치도 137.7% 초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지난 2일 5454억 원 규모의 LNG 부유식 저장·재기화설비(FSRU) 1척을 수주했다. LNG-FSRU는 육상터미널 건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61억 달러로 수주 기록을 늘렸다.
삼성중공업 역시 4분기에 6783억 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수주 목표의 56%를 채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도 4분기에 LNG 운반선과 경쟁력을 보유한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중심으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며 “특히 FLNG는 가격이 높기 때문에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전망부터 밝다. 고부가가치 LNG운반선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 빅3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빅3의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는 것은 호황을 보였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계는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특히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확보해 놓은 물량은 대부분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이에 올해 이후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본격화되는 만큼 향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가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