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바인드를 통해 삼성물산은 단순 시공사가 아닌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날 것입니다."
조혜정 삼성물산 DxP사업본부장(상무)가 10일 서울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바인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지난해 '홈닉'이라는 신개념 디지털 홈플랫폼을 선보여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삼성물산이 다시 한번 혁신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빌딩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여기에는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플랫폼 시장을 미리 준비해 선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장기적 목표가 담겨있다.
◆AI 등 디지털 혁신기술 적용된 바인드, 빌딩을 진화하는 공간으로
삼성물산은 10일 서울 송파구 일대 래미안갤러리에서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2024 Bynd Premire Showcase)를 진행했다. 건설 등 100여 개 사 200여 명이 행사에 참석, 삼성물산의 이번 발표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인사말을 맡은 최영재 삼성물산 U&I 사업부장 겸 신성장사업본주장(부사장)은 "건설 기술을 넘어서 에너지 스마트시티 그리고 플랫폼과 같은 시대 변화를 반영한 미래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도시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과 상품을 가진 삼성물산의 역량을 바탕으로 플랫폼과 같은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 하드웨어인 건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이언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이 내세운 무기가 '홈닉'과 '바인드'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홈IoT 기술을 적용하고 홈스타일링, 입주민 문화·취미 생활, 커뮤니티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거 서비스 홈닉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기존의 커뮤니티 예약, 방문차량 등록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관리비나 월세 납부 등 결제 기능을 갖춘 고객 중심의 완결형 홈플랫폼 '홈닉2.0'을 발표했다.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빌딩플랫폼 바인드 내에서 빌딩 내 회의실 예약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홈닉이 홈플랫폼이라면 바인드(Bynd)는 빌딩플랫폼이다. 바인드는 연결을 뜻하는 Bind와 공간 경험의 혁신을 의미하는 Beyond의 합성어다.
이날 행사에서 바인드를 소개한 조혜정 삼성물산 DxP사업본부장(상무)는 "집을 떠나 가장 오래 머무르는 생활 공간이자 새로운 경험을 하는 혁신 공간이 빌딩"이라며 "바인드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어울려 진화하는 빌딩의 가치를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인드는 다수의 건축물을 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지능화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빌딩 내 인프라와 설비, 전자기기는 물론 빌딩을 구성하는 전체 시스템을 연결하고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조혜정 상무는 "빌딩에서 생활하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각종 기술이 적용된 기기와 서비스 솔루션 빌딩 내 공간을 자유롭게 연결, 사용자 개인에 맞춰 스스로 최적화되는 AI가 결합된 자신만의 빌딩 라이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인드라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 다양한 서비스 이용
바인드는 '어떻게 하면 빌딩이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한명도 없듯이 똑같은 빌딩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하나의 빌딩 내에서도 다양한 사용자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작은 빌딩이라도 건물주, 입주자, 관리자 등 최소 7종류의 구성원들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다양한만큼 서비스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이 지금까지 준비한 바인드 서비스만 109개나 된다. 이처럼 많은 서비스가 바인드라는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빌딩에 입주한 회사의 회사원은 건물 내 회의실 예약은 물론 빌딩 내 식당이나 병원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취미 등 관심사가 같은 빌딩 내 거주자들과 모임도 만들 수 있다. 추후 관련 서비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제공 서비스가 너무 많으면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최대한 많은 인터페이스를 준비하는 한편 챗GPT 같은 대화형 AI 어시스턴트를 통해 사용자가 쉽게 바인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구현된 바인드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만 골라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손을 맞잡았다.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40%의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다. 김영섭 AWS코리아 상무는 "바인드는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빌딩의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AWS의 튼튼한 보안 안전능력 최상의 네트워크 능력을 통해 바인드의 미래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바인드 첫 적용 건물 10월 공개...삼성물산, 빌딩플랫폼 시장 주도자로 성큼
삼성물산은 조만간 바인드가 적용된 건물을 선보이게 된다. 빌딩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아주디자인그룹의 신사옥 '고덕비즈밸리'다. 해당 건물은 이달 중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주디자인그룹이 바인드를 선택한 이유는 그만큼 바인드가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강명진 아주디지안그룹 대표이사는 "아주디자인그룹은 공간 디자인 전문회사으로서 기업공간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다"며 "공간과 가구 그리고 IT 기술이 융합한 스마트 오피스의 구현은 공간의 고착화와 정형화가 아닌 변화하는 최신 공간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자면 공간설계 단계부터 지속적인 최적화 및 이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항상 변화할 수 있는 빌딩을 구현해야 한다"며 "바인드의 예측 시나리오를 공간 인테리어에 적용한다면 업무에 대한 몰입과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물산은 고덕비즈밸리 같은 신축이 아닌 구축 빌딩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AWS처럼 협력사 라인업을 늘려 빌딩플랫폼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최영재 부사장은 "시장 규모를 당장 추산하기는 어렵기에 길게 봐야 한다"면서도 "스마트시티라는 니즈는 결국 도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리 준비한 삼성물산은 유리한 위치를 차지, 더 다양한 부가사업을 엿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시공 뿐만 아니라 빌딩플랫폼 시장의 주도자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조혜정 상무는 "홈닉과 바인드는 삼성물산이 단순 시공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체로서도 발돋움한다는 의미"라며 "이를 통해 쌓아온 많은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