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S전선이 글로벌 수요를 잡기 위해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HVDC는 AC(교류) 보다 대용량 전류를 저손실로 멀리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
LS전선 연구개발(R&D) 연구소 전경./사진=LS전선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HDVC 케이블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1000억 원을 해저케이블 생산거점인 동해사업장 증설에 투입했다. 해저케이블 공장 1~3동에 아오 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인 해저 4~5동을 새로 짓는다는 구상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해저케이블 생산량은 지금보다 4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LS전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저 케이블 생산 관련 설비 투자금으로 2296억 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늘어난 금액이다. 남은 하반기에도 4618억 원을 추가 사용할 계획이다.
대한전선도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882억8000만 원을 시설 설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꾸준한 기술개발 덕분에 최근에는 약 8400억 원 규모 싱가포르 400㎸급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중국을 제외한 아태 지역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전력망 투자 관련 사업 기회도 더욱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양대 케이블 기업이 시설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HVDC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HVDC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장거리로 보낼 수 있어 데이터센터에 사용될뿐만 아니라,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HVDC 케이블이 쓰인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현재 글로벌 HVDC 시장은 연간 13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재생에너지 도입이 가속화하고 있고 지역간 전력망을 연결하는 경우가 늘면서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해저용 케이블은 첨단 기술력을 요구할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도 꼽힌다. 전 세계에서 HVDC 기술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 뿐인 만큼 희소성도 있다. 최근 대한전선 간 벌어진 기술 탈취 의혹 관련 소송도 이러한 해저용 케이블 생산 기술을 두고 일어난 일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만큼 기술력 또한 기밀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해저케이블 설계부터 생산과 운송, 시공, 시험, 유지보수까지 일괄적으로 역량을 갖춘 기업은 몇 곳 없다"며 "국내 케이블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 투자를 이어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